용병 "걸어다니는 시한폭탄"

 프로농구 용병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7월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용병 20명 가운데 시즌 개막전에 벌써 에릭 던(현대걸리버스)과 와이킹 존스(동양 오리온스), 디온 브라운(삼보) 등 3명의 용병이 가방을 챙겼다.

 이들은 가정문제를 핑계삼아 일단 미국으로 돌아간 뒤 「한국코트에서 도저히 뛸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보내는 수법으로 계약을 깨뜨리고 있으나 구단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이는 형편이다.

 용병들의 팀이탈이 잇따르자 구단 코칭스태프들은 올시즌에도 용병악몽에 시달리지 않을까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6명의 용병들이 불평속에 유니폼을 벗어던졌고 일부 용병은 감독에게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추태를 벌였는가하면 다른 용병들은 태업을 일삼다 퇴출당하는 등 팀워크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용병들의 반란을 제어할 규정하나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아 구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용병농사에 구단들의 시즌 성적이 좌우될 정도였다』면서 『용병들이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라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