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탈아시아 선언과 중국의 도약, 그리고 한국의 퇴보』 30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는 중동팀들의 아성에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 일본과 중국이 거센 도전장을 던지며 아시아축구계의 새로운 판도를 예고했다.

 56년 창설된 아시안컵대회는 1·2회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한 이후 68년 4회 대회부터 이란과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가 번갈아 정상에 오르며 중동팀들의 독무대를 이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팀으로서는 유일하게 4강에 올랐고 일본과 한국, 중국 동아시아 3개국이 준결승전에 진출하는 활약을 보였다.

 특히 92년 우승 이후 8년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일본은 이미 아시아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비록 3~4위전에서 한국에 패해 「공한증(恐韓症)」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유망선수들을 브라질로 유학을 보내는 장기계획이 열매를 맺어 4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한국은 이제 조직력에서 일본, 중국에 뒤처지게 됐고 개인기에서는 중동팀들에 밀리며 아시아에서도 제 위치를 찾기 힘들게 됐다.

 전술의 부재는 상대의 밀집수비에 막혀 공격루트를 찾지 못했고 수비는 상대의 개인돌파에 허둥대며 쉽게 실점했다.

 한국축구가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간과하고 3위에 오른데 만족한다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세계축구의 흐름에서 뒤처져 2002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의희망은 한낱 꿈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