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생태계 안정화 미확인 … 전문가 의견반영 우선돼야"
계양구 "설계의뢰 완료·이달중 착공 … 친환경 공법 검토할 것"
인천 계양산 내 반딧불이 서식지에 계양구가 사방공사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1일 계양구에 따르면 올해 계양구 목상동 산59번지 등 2곳에 대해 4억5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방공사를 할 예정이다.

이 곳은 반딧불이의 서식지이자 계양산반딧불이축제의 주요 탐사 지역으로서 환경단체는 계양구가 사방공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딧불이는 다슬기와 달팽이 등을 먹이로 하는데 사방공사로 인해 먹이터가 사라지거나 훼손되면 반딧불이가 서식하는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또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기 위해 흙더미 속에 50여 일을 머물러야 하지만 공사로 인해 주변 땅이 시멘트로 뒤덮히게 되면 번데기 집을 지을 수 없게 돼 번식이 어렵게 된다.

특히 사방공사가 이뤄진 계양구 목상동 일원에서 지난달 초 인천시 보호종인 도롱뇽과 산개구리 등 50여 마리가 폐사된 채 발견된만큼 사방공사의 시공법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계양산반딧불이축제조직위원회는 1일 성명서를 통해 "계양구나 시에서 양서류 떼죽음에 대한 명확한 원인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반딧불이 서식 안정화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축제의 주요 탐사지에 사방공사를 진행하려 한다"며 "지난 2012년 군 부대 옆 도로 정비로 탐사지가 축소된데 이어 남은 코스마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환경 변화가 생기면 축제의 지속 여부가 우려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공사 지역의 생태계 안정이 확인 뒤에도 계양산 사방공사가 필요하다면 반딧불이 등 곤충, 양서류 전문가가 함께 계획부터 시공까지 실질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계양구 관계자는 "현재 사방공사 실시설계를 의뢰한 상태고 이번달 중 착공할 계획"이라며 "지역 환경단체의 의견을 청취한 뒤 친환경적인 공법을 반영시킬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시가 한국반딧불이연구회에 의뢰해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계양산에서 애반딧불이는 17개체, 파파리반딧불이는 36개체, 늦반딧불이는 46개체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