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내용 과감히 탈피 해학·박진감 넘쳐 "볼만"
 인천연극협회가 이 가을 시민들을 위해 지역 극단 연기자들이 한무대에 서는 특별공연을 준비했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작극 「심청의 손에 누가 연꽃을 주었는가」. 훈 할머니를 소재로 했던 「데이 신 따이」의 극작가 오성근씨가 1년동안 집필, 인천출신 젊은 연극인 이재상씨가 연출을 맡았다.

 『처음 연출제의를 받았을 때 심청이라는 소재가 너무 진부하다는 생각에 망설였습니다. 스토리에서 탈피, 획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전기적 형식을 취하면서 설화를 모자이크식으로 결합했다. 조선조 선조와 인조사이 어느 통치기간을 가상으로 설정, 밝나라에 볼모로 갔던 세자가 귀환중 바다에서 심청을 건져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심청이라는 인물은 하늘의 도움을 발현해내는 역할이죠. 심청이 용궁에서 가져온 연꽃의 효능으로 온나라에 성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이에 세자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국운을 돌보려는 신의 도움을 인간이 거부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즉 그동안 권세를 누리던 대신들이 기득권을 지키려 심청을 부정한 여인으로 몰아 다시 인당수에 빠뜨리게 된다는 것. 결국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나서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야기 주제는 다소 진지한 편이지만 마임극과 결합이라든가 희극적 인물배치를 통해 다분히 해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다이나믹함을 느낄 수 있는 빠른 무대전환, 그리고 배우들의 심리표현을 조명을 통해 시도해보고자 했습니다.

 『연극 한 편이 관객의 인생관을 바꿀 수는 없죠. 극을 본 뒤 인상적인 부분 한 두가지를 여운으로 지니고 돌아간다면 그것이 곧 성과 아닐까요.』

 이씨가 연출한 대표작으로는 「천상시인의 노래」 「서울연목어」 「뮤지컬 벼룩시장」이 있다.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460-3460〈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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