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차대전때 히틀러에 의해 독일과 합병하여 패전국이 된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함께 폐허 그 자체였다. 수도 비엔나를 재건시키려는 오스트리아 의회는 옛모습 그대로 건물을 재건축할 것과 연주회장을 제일 먼저 복원시킨다고 결정하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시청건물이나 국회의사당을 복원시켜 하루빨리 국가를 안정시켜야 할텐데 그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미 지친 국민들에게 시급한 것은 물질에 대한 복구가 아니라 만신창이된 국민들에게 정신과 정서를 불어넣어야 함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국민들의 자존심을 음악을 통해 되찾아주고 정신적 단결을 도모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56년 전에 이렇게 앞선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국민들을 한마음으로 단결시킬 수 있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국민으로 어려움에처한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이다.

 정신적인 풍요로움이 물질적인 풍요보다 중요했고 이러한 정서가 당장 그때의 물질의 궁핍함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우리는 어떠했나? 우리에게도 닥쳤던 IMF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했나? 또한 음악정책 나아가 문화정책은 어떠했는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IMF가 끝났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엔 뭐가 달라졌나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겨내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겪고 성숙된 것이 아니라 그전과 다름없는 생활 오히려 충족되지 못했던 그리 길지않았던 시간의 반발심리로 오히려 일부에서는 과소비와 낭비가 더 심해진 느낌이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성숙할 수 있어야 했고 경제적 회복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더 소중한 것을 함께 얻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때 우리정부는 국민을 하루빨리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최우선이었고 그 시간에 우리 또한 정부에 대해 하루빨리 물질에 대한 회복만을 요구하고 능력을 평가하려고 하면서 국민들 또한 귀한 것을 놓친 셈이 되고만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해방 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의 실패의 산물이고 이는 실로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많은 국민들의 의식도 정신적인 풍요로움보단 빵을 원한다. 이런 사고는 물질적 풍요가 주어진다고 해도 더 많은 풍요로움만찾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진국의 10분에 1밖에 되지 않는 문화예술 예산편성으로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것을 겉으론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너져버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건축물과 다를 바 없는 것이 문화계의 현실이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있는 이유중엔 예술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또 다른 IMF, 즉 정신적 빈곤의 IMF가 곧 닥치지 않으리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