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는 재위 24년째인 서기 1800년 음력 6월28일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올해는 정조가 서거한 지 꼭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한 다채로운 문화·학술행사가 마련된 가운데 한신대박물관(관장·유봉학)이 정조 재위 24년간의 문화와 예술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을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한신대박물관이 정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우선 이 학교가 정조가 신도시로 가꾸고자 했던 수원에 자리를 잡고 있고 더욱이 관장인 유봉학 교수가 다름아닌 정조(시대) 전공자로 이 분야 연구업적을 많이 냈기 때문이다. 어떻든 조선시대 한 국왕의 치세를 조명하는 이번 특별전에는 보물 제590호인 강세황 초상을 비롯한 100여점이 출품되며 200쪽에 이르는 원색 도록도 출간된다.

 주요 출품작을 보면 정조가 직접 쓴 것들로 글자 하나의 크기가 1m에 달하는 화성행궁(華城行宮) 현판과 글자당 크기가 세로 2m인 제문상정사(題汶上精舍), 정조가 글을 짓고 써서 송시열 사당에 내려준 대로사비(大老祀碑)가 선보인다.

 또 정조시대 일익을 담당한 이들의 작품으로는 채제공 묘표(墓表)와 다산 정약용이 유배시절 남긴 정석(丁石), 강세황의 용암당대선사비(龍巖堂大禪師碑), 명필윤사국이 80세에 쓴 해서체 글씨인 지지대비(遲遲臺碑)가 있다.

 집자비문 중에는 사육신비와 정조의 스승 남유용의 글을 신라 명필 김생의 글씨로 집자한 서명구 묘갈(墓碣)이 주목할 만하고 화성유적과 관련된 것으로는 정조가 총애한 서예가 조윤형이 남긴 현륭원표(顯隆園表), 정조시대 예서의 거장 유한지의 만안교비가 선뵌다.

 초상화 중에서는 실제 키를 정확히 반으로 줄였다는 유언호 초상과 사도세자를 끝까지 보호하려 했던 이이장 초상, 정조가 하사한 부채와 향낭(香囊)을 보여주기 위해 조선시대 초상화로는 드물게 손을 그렸다는 채제공 초상, 강세황 자화상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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