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첫째 주일은 세계성찬주일이었다. 1982년 페루의 수도 리마에 모였던 세계교회협의회(WCC)의 <&27853>신앙과 직제위원회<&27854>가 가톨릭과 정교회를 포함한 세계교회가 공감하는 성만찬 예식서를 채택하여, 성만찬을 통한 일치를 추구하며 제정한 날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방법으로 성만찬 예문을 만들었고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도 이에 동조하였던 것이다.

 성만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시면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시고 이를 행하여 <&27853>나를 기념하여라<&27854> 제정함으로써 그 기원을 갖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떡을 떼어 주시며 <&27853>이는 내 몸이라<&27854> 하셨고 포도주를 든 잔을 내시며 <&27853>이는 내 새 언약의 피<&27854>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오늘날 성찬식을 거행할 때는 몸과 피를 나누는 상징으로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게 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는 성찬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것은 우리가 한 몸을 나눈 한 형제자매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의몸을 받은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 교회 분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주고있다고 본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미국 교회의 영향으로 사분오열되어 있다. 감리교 성결교 장로교 침례교 성교회 순복음교회 등 교회들의 숫자만도 수십개요 장로교회만도 파벌이 60개가 넘는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게다가 각 교파마다 신학교를 만들어 목사후보생을 배출하니 그 수가 매년 수천명에 이르고 이들이 교회를 개척함에 따라 한 동네에 교회가 3~4개 있으면 충분함에도 15~20개 정도가 난립하고 있고 대개는 셋방살이 영세규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이 복음전도를 하는데 협의를 한 후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하다가 보니 교인 쟁탈전 등 각종 부작용이 생기고 그것은 역설적으로 복음 전도의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도덕적으로 우월하지 못하다고 하면 아무리 그 진리가 옳고 우월하다고 하여도 세상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교회 지도자들은 깨달아야 한다.

 우리 교회가 있는 동암에 신동아 아파트 단지가 준공되고 입주가 시작되었다. 여러 교회들이 전도를 시작하였고 그것은 경쟁적인 모습을 띠고 진행되고 있다. 합하여 선을 이루는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27853>내 교회가 제일<&27854>이라는 참으로 우스운 전도가 진행될 때는 차라리 지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성찬의 정신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스도의 한 몸을 받은 우리들은 일치를 이루고 합하여 선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대형교회들은 이러한 일을 위하여 양보하고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멀리 떨어진 대형교회들이 엄청난 물량공세로 나온다면, 그래서 교인들이 그 교회를 찾는다고 하면 과연 예수님이 좋아 하실까? 그 대형교회 목사들은 좋아할지 몰라도 예수님은 적어도 내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은 절대로 좋아하지 아니하실 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그런 대형교회 목사들을 존경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외치는 교회연합운동은 위선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 교회에서 운행하는 대형버스 유지비로 굶고있는 노인들 삼시 세때 밥을 해 드리고 장애아동들 돌보는 시설을 세우고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밝게 하는 데 사용하면 주님도 좋아하시고 세상사람들도 교회를 존경할 것이다. 그래서 또 전도가 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의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나라를 세우시기 원하셨다. 지금처럼 갈라진 교회의 모습을 극복하는 운동이 성찬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스도의 몸이 하나이듯 교회는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