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걸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장르가 전혀 다른 관현악곡으로 감상하면 어떨까.

 인천 출신 중견 작곡가 김중석씨(단국대 음대교수·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지휘자)가 자작곡 「교향시 몽유도원」을 미추홀아트센터(대표·정무남) 연주단 「미추홀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로 고향무대에 처음 올린다. 2000년 밀레니엄 콘서트라는 부제를 붙인 「관현악의 밤」. 6일 오후 7시 인천연수구민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진다.

 『천상에서 내려다보는듯한 황홀한 무릉도원의 풍경을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몽유도원도를 보면서, 기법에 구애됨 없이 자연스럽게 일렁이는 그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해내고자 했다.』 작곡가는 작품의도를 설명했다.

 「교향시 몽유도원」은 대략 여섯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현악기로 시작하는 단선율 구조에서는 속세의 무거운 마음을, 이어 목관악기로 도원경의 화음을 대비시켰다. 짧은 왈츠풍의 현악 선율이 등장하고 가파른 산을 넘는 묘사가 이어지게 된다. 하프로 시작하는 도원경을 자유로운 목관악기 가락이 받는다. 야만스런 트럼펫의 질주와 불안감, 현악기의 다독거림이 이어진다. 안개낀 세계로 침전하는 교차리듬이 등장한다. 마지막은 첼로와 베이스가 단편적인 속세의 선율을 무겁게 연주하고 복조화음으로 끝나면서 여운을 남긴다. 연주회에서 지휘봉은 김중석 선생이 직접 잡는다.

 차이코프스키의 「이태리 기상곡 작품번호 45」도 준비했다. 지중해를 둘러싼 여러나라의 풍물을 음의 파노라마로 표현한 작품이다. 마지막은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으로 맺는다. 오페라 주제곡이 담긴 전주곡, 「아라비아의 춤」, 소박한 시골풍의 「알카라 용기병」, 간주곡과 「투우사의 노래」까지 5곡으로 이뤄져 있다.

 인천출신 피아니스트 한영란 연세대 교수와 정상급 바리톤 장유상씨가 특별무대를 선사할 예정.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4번 사장조」, 우리가곡 「거문도의 뱃노래」로 각각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518-1511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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