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섬중에 낮이면 갈라져 둘이 되고 밤이면 합하여 하나가 되는 대나무가 있었다. 죽어서 용이 된 문무왕과 김유신이 보낸 것이었다. 기이한 이야기를 들은 왕이 거동하여 보고나서 까닭을 물었다. 용이 대답하기를 한손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지만 두손을 마주 치면 소리가 나듯 천하의 보배가 되리라고 했다. 왕이 베어다 피리를 만들어 부니 나라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그래서 이름을 『만파식적』이라고 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라 31대 신문왕과 만파식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만파식적이 오늘날 대금의 기원이라고도 하고 그 이전 부터라는 주장도 있다. 아무튼 대금은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가로로 부는 악기이다. 이에 비해 피리는 세로로 분다. 그리고 우리의 것이 대금이라면 서양에서는 플루트이다. 이들은 입술로 바람을 불어 소리를 낸다. 서양의 플루트 역시 타악기를 말고는 가장 오래된 악기이리라 추정한다. 1만년 내지 1만5천년으로 추정되는 지층에서 그 원형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집트의 유적에서는 이보다 발달한 것이 발굴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플루트의 발상이 그리스 신화의 목신이 불던 피리에서 유래한다고도 하고 동양에 기원을 둔다고도 말한다. 어쨌든 플루트는 18세기초에야 오케스트라에 등장하고 악기로서 완성된 것은 19세기였다. 테오발트 뵘에 의해서 였다.

 그러나 플루트는 감상하는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아름다운 음색으로 인해 사랑받는다. 특히 독주악기로서 중요 역할을 한다. 바하는 8곡의 플루트 소나타를 비발디는 31곡의 협주곡을 남기고 있다. 음정이 부정확하여 고심했다는 모짜르트의 G장조 D장조의 두 협주곡은 플루트곡으로 유명하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프리드리히 대왕은 대연주자였다고 한다.

 10월의 첫날 저녁 인천 플루트 합주단의 정기연주회가 종합문예회관에서 있었다고 한다. 곡목은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중 서곡 등 이었다. 만파식적의 전설처럼 잠시나마 세파의 어지러움이 사라지고 마음의 편안함을 선사했겠다.

 〈바로 잡습니다〉 2일자 본란 『인천의 상달』은 전산기의 오작으로 99년10월1일자가 잘못 실린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