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컨테이너세(稅) 부과문제가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인천시의회의 올해 정기회에서 컨세 부과 폐지 또는 유보 결의가 없다면 내년 1월1일부터 TEU당 2만원을 부과할 수 있는 컨세징수조례가 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인천항의 컨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벌써 네번째다. 92년부터 2년 단위로 논란이 반복되어온 셈이다.

 이렇듯 누차에 걸쳐 컨세 부과를 시도했으나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관련업계의 반발에 부딪친 것도 그 원인의 하나다. 또 컨세가 현실화된다면 인천항을 기피하는 선박들이 급증할게 분명하고 그러다 보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이를 유보시켜 왔다.

 다시 말하지만 햇수로 9년에 걸친 컨세를 둘러싼 이런 비생산적인 논쟁을 더 이상 끌고 나갈 명분을 찾을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면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임기응변식 대응이나 반발의 진화에나 매달리는 것은 책임있는 정책 당국자의 자세가 아니다.

 며칠전 한진은 컨세 시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당국에 제출했는가 하면 인천상의 등 경제단체에서도 관계부처에 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린다. 한진은 건의서를 통해 「인천항을 이용하는 컨화물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수출입업자의 물류비 부담을 가중시켜 인천항 기피현상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컨세는 결과적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꼴이 되고 만다는 얘기다. 한편으로 컨세징수조례가 시행중인 부산항은 내년말 이를 폐지한다는 점을 깊이 유념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도 컨세부과 논란에 대해 단안을 내리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이르렀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정책당국은 침체일로에 있는 지역경제에 활로를 열어주는 일이 시급한 과제임을 알아야 한다. 지역경제의 핏줄인 인천항은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아도 항비(港費)가 비싸다는 소리가 있는데 컨세까지 가중시킨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서민생활 압박하는 물가
 올 하반기 물가동향이 예사롭지 않다. 다른 경제지표에 비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물가상승의 주요인인 농수산물가격이 뛰고 공공부문 서비스요금의 인상과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물가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우려치 않을 수 없다.

 통계청 인천·경기사무소가 밝힌 9월 중 소비자물가 및 생활동향에 따르면 9월중 인천지역 소비자 물가지수는 124.8로 지난 8월보다 무려 1.7%나 상승했다. 그런데 인천지역의 월중 물가상승률은 올들어 최고로 전국 상승률 1.5%보다도 높고 이기간중 전국 시·도와 비교해서도 울산시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이어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기도는 소비자물가지수가 124.8로 전월대비 1.5% 올랐다. 또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도 인천이 전월대비 2.6% 경기도가 2.5%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 물가안정 대책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가상승은 서민들의 부담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특히 대우자동차 처리 지연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더 클 것이기에 걱정 하는 것이다. 물론 9월중 물가 상승세는 자연적인 요인도 없지 않다. 풍작이 예상됐던 농산물이 지난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근처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며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상승의 더 큰 문제는 이런 이유로 전기,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중이고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 압력 등도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는데 있다.

 물가는 일단 고삐가 풀리기 시작하면 모든 품목이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공공요금인상을 억제하고 올리더라도 뒤로 미루거나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서비스요금 등의 인상을 차단해야함을 강조한다. 물가상승은 서민생활과 직결된다. 시민들도 물가상승에 대처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할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