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高 동아리 "영상창작부 "
명감독 꿈꾸는 욕심많은 아이들

 그야말로 맨몸 하나로 젊은 열정 하나로 카메라를 잡은 어린 학생들이 있다.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용석이, 영화비평가가 되고 싶다는 원상이, 촬영감독을 꿈꾸는 창엽이….

 그 주인공들은 바로 인천고등학교 「영상창작부」 학생들.

 방송부 학생들이 가진 성능 좋은 카메라도, 전문적으로 배운 촬영기술도 이들에게는 없다. 그러나 끝없는 패기와 노력앞엔 비싼 카메라도 전문기술도 못당하는 모양이다.

 지난 3월에 만들어진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진 동아리지만 학교 홈페이지에는 벌써 이들이 만든 학교홍보물이 동영상으로 띄워져 있다.

 동아리 결성과 함께 석달간 학교의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학교 100년 역사를 카메라에 담아 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부모님 눈치도 봐야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신경써야 할 일들은 많았지만 카메라로 찍는게 마냥 좋아서 힘든 것도 몰랐단다. 야구부, 정구부, 농구부는 물론 백주년 기념탑, 응원전 등 학교의 명물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게다가 영상창작부 정찬경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편집, 촬영기법을 가르쳐 주는 것은 물론이고 야외촬영땐 자동차로 데려다 주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필름의 길이는 1시간 짜리가 넘지만 이것저것 편집해 1분짜리로 줄여 학교 홍보물이 됐다.

 여기에 힘을 얻은 학생들의 계속된 도전. 방학내내 만든 단편영화 「뒤로가는 지하철」은 기분좋게도 곧 있을 「광주국제청소년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남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촬영기간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낳았다.

 두꺼운 종이위에 은박지테이프를 붙여 근사한 조명판을 만들기도 하고 열다섯명의 출연 배우들에게 출연료 대신 끼니때마다 밥을 사느라 주머니는 늘 비어있었다. 또 한 학생을 둘러싸고 여러명의 학생이 집단 폭행을 하는 영화장면을 찍는 중 지나가는 사람들이 실제상황으로 오인, 해명을 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단다. 개학을 맞아 시행한 두발 단속으로 배우들의 머리모양이 확연히 달라져 당황하기도 했다고. 방학내내 보충수업이 끝나자마자 저녁 늦게까지 강행한 그들의 노력이 3시간 짜리 촬영테이프로 되돌아 왔을때 많이 감동했단다.

 』일급비밀이라 얘기할 순 없지만 다음엔 다큐멘터리에 도전해볼 거예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영상창작부」 회원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이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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