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무질서 오명 씻고풋풋함 넘치는 "젊음의 거리"로
 카페·술집·게임방·노래방·빽빽히 늘어선 자동차 그리고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

 인하대 후문가는 대학가라는 풋풋함 대신 각종 유흥업소가 밀집해있어 매일 밤마다 그야말로 난장판을 이루고 있다. 밤마다 번쩍거리는 네온, 술에 취한 젊은이들과 자동차들이 거리를 메워 그야말로 발디딜 틈이 없다. 게다가 서로 뒤엉켜 싸움이라도 하게 되면 후문가는 무질서가 난무한다.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을 상대로 하므로 술값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싸다는 것. 젊은이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취할 만큼 술을 마실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유행에 민감한 곳이라는 것. 과거 노래방이 유행이었을 땐 노래방의 물결이, 테크노바가 유행이었을 땐 테크노바의 물결이 후문가를 덮쳤다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곤 했다. 유행이라는 철저한 상업주의적 논리에 대학가 거리는 이렇게 매번 간판을 바꿔달고 있는 실정.

 이런 인하대 후문가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이 인하대학생들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그 첫번째 시도가 바로 오는 10월4일부터 6일까지 후문거리에서 열리는 「후문가 페스티벌」이다.

 후문가를 새로운 문화적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며 한달 전부터 인하대 학생들은 「후문가 거리 축제 공동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준비해왔다.

 상조회가 주체가 돼 이벤트회사에 단순히 맡기는 「월미도 거리축제」 「신포동 거리축제」 「주안 2030거리축제」와는 다르게 학생들이 중심이 돼 모든 행사를 이끌어간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번 축제에서 이들이 만들어내려는 거리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젊은이다운 숨결을 담아내자는 「젊음의 거리」, 둘째 독특한 색깔이 없는 거리에 문화를 입혀주자는 「문화의 거리」, 마지막으로 후문가에서 공동의 발전을 꾀하자는 「연대의 거리」가 그것.

 행사 및 공연도 지역의 특징을 살려 인천 대학밴드와 동아리들 그리고 고등학교 밴드와 동아리들이 함께 참여한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많이 준비했다. 주민과 학생 100여명이 풍물패도 만들었고, 노래자랑·장기·팔씨름 대회도 모두 같이 참여하게 된다. 게다가 근처 유치원생들의 노래와 율동을 감상할 기회도 마련했다.

 』이번 행사로 한꺼번에 후문가의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하는 이 행사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축제를 기획한 백록담씨(25)의 말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인하대 교지편집위원 유주영씨(21)는 』대학문화란 대학내에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와야 하는데 이번 축제가 어떻게 이루어지게 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 축제가 의미있는 행사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일회성 행사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이은경기자〉

eklee@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