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서울 예술의전당이 내달 개최되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기념하기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대규모 음악축제를 마련한다. 오는 10월19~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ASEM 서울 2000-10월 음악축제」.

 한국 출신의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와 해외 유명 교향악단이 대거 참가, 예술성 높은 레퍼토리와 격조있는 무대를 꾸며내는 클래식 음악의 대향연이다.

 ASEM 전야제 행사로 펼쳐지는 첫 날 공연은 펜데레츠키와 백혜선의 무대. 펜데레츠키는 폴란드 출신의 정상급 작곡가 겸 지휘자이며, 백혜선은 풍부한 음악적 해석력과 힘찬 연주로 사랑받는 한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다.

 이어 20일 ASEM 개막 기념공연은 남·북한 화해 분위기 속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김홍재 & 백건우 초청연주회」. 일본 음악계를 대표하는 조총련계 지휘자 김홍재와 남측의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만나는 의미있는 무대다.

 김홍재는 첫 내한 음악회인 이번 무대에서 KBS교향악단을 지휘, 스승 윤이상의 「무악」을 연주한다. 백건우가 협연하는 부조니의 「피아노협주곡」은 연주시간만 1시간이 넘고 합창까지 편성된 대곡으로 국내 초연작이다.

 다음 주자는 해외 정상급 교향악단인 산타체칠리아오케스트라(21일)와 나고야필하모닉오케스트라(22일). 산타체칠리아는 정명훈이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이탈리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이며, 나고야필하모닉은 1967년 창단 이래 유조 도야마를 비롯한 거장들을 거치며 일본의 대표적 민간 교향악단으로 자리잡아 왔다.

 산타체칠리아 공연에선 정명훈 지휘에 누나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협연자로 나서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라장조」와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을, 나고야필하모닉(테츠지 혼나 지휘)은 피아니스트 김혜정과 함께 로시니의 「도둑까치 서곡」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4번」 등을 선사한다.

 축제의 피날레는 뉴욕 메트를 주무대로 활약하는 세계 최정상급 소프라노 신영옥이 장식한다. 맑고 투명한 음색과 세련된 무대 매너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가 2년만에 갖는 내한 무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전문 지휘자 다니엘 베키스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연주로 베르디와 도니제티, 벨리니 등의 주옥같은 아리아를 펼쳐낸다.

 공연시간 오후 7시30분(나고야필하모닉 오후 3시), ☎(02)580-1300.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