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계춤축제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범시민축제추진위원회는 인천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의 춤축제 부실화에 대한 지적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해왔다.

 그러나 최근 문화계 일각에서는 「축제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제의식이 없는, 단지 이벤트성 행사의 나열」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우려 섞인 비난을 하고 나섰다. 추진위원으로 축제준비에 참가했던 한 위원은 최근 『인천을 대표하는 세계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운 행사로 진행돼가는 것을 방관할 수밖에 없는 현상황에서 한계를 느낀다』며 인천시와 추진위측에 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위원은 『인천 문화예술인과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기 위해선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추진위측도 이 말을 적극 수용, 표면적으로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희망의 몸짓」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다는 것. 그러나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이 주제가 반영된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인천은 분단의 응어리를 안고 있는 도시이므로 민족화합이라는 테마를 넣어 시민이 화합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야 함에도, 일단 행사를 치르고 보자는 발상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역 문화예술계가 지적하는 또다른 문제는 다음번 축제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행사 검증과 평가」를 위한 준비소홀이다. 추진위는 당초 워크숍이나 심포지엄을 통해 축제를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춤축제 준비 못지 않게 추후 평가계획도 명확히 밝혔어야 했다. 왜냐하면 한 행사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본행사 때부터 관객설문조사를 한다든지, 공연모니터링을 한다든지 하는 사전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추진위 공식입장은 「춤과 축제, 인천의 문화현실과 연관된 워크숍을 개최하되, 단 그 일정은 축제가 끝난 후 추후 결정한다」라는 것이다.

 『결국 인천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에게 큰 책임이 맡겨졌다. 춤축제에 적극 참여해 장단점을 면밀히 관찰한 후 앞으로 제대로 된 시민축제가 열릴 수 있도록 여론을 이끌어야 한다.』 어느 인사의 제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경수기자〉 ks@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