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코 입 등을 생략하고 얼굴을 평평하게 자르는 독특한 조각작품으로 관심을 끌고있는 조각가 양재건씨. 그가 10월3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세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일 열일곱점의 작품중 대다수는 90년대 후반부터 작가가 주재료로 삼고 있는 대리석 소재의 작품. 잡티가 거의 없는 순백의 대리석을 쪼고 문지르고 다듬어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 뱃속의 태아, 여자의 순결한 모습 등을 담아냈다. 원형과 곡선을 중심으로 한 조형미가 차가운 대리석에 따뜻한 정감을 불어넣는다.

 이제까지의 브론즈 작품에서도 그랬듯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는 철저하게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즉 얼굴 전면을 깎아내는 그만의 표현양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씨는 그같은 기법에 관해 『익명성의 강한 표출과 더불어 그의 조각에 힘을 더해주고 있는 요소』라고 평한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83년), 목우회 공모전 조각부문 최고상(85, 86년), 97화랑미술제 등 다수 그룹·초대전 출품. ☎(02)725-1020 〈이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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