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에 더 좋은 감동 멜로물
가을단풍이 어우러진 뉴욕의 공원과 거리풍경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통속적인 최루성 멜로물.

 그러나 원숙미 넘치는 섹시남 리처드 기어와 귀여운 사랑의 요정 위노나 라이더의 캐스팅이 진부한 스토리의 지루함을 메워준다.

 여기에 「마지막 황제」에서 비운의 황후를 연기했던 조안 첸 감독의 연출적 섬세함이 그 나머지 부분을 채워준다.

 영화 「뉴욕의 가을」은 너무 직설적이고 익숙한 스토리라는 단점은 있지만 가을을 타는 남녀나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안성맞춤의 로맨틱 드라마.

 뉴욕 최고 레스토랑의 경영자이자 여성편력이 화려한 중년의 남자 윌킨(리처드 기어)은 수시로 파트너를 갈아 치우는 바람둥이. 그는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해 여성들 사이에서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윌킨은 옛 애인의 딸인 22살의 예술대학생 샬럿(위노나 라이더)을 알게 되고 샬럿의 외할머니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윌킨이 알고 있는 샬럿의 어머니는 누구보다 건강한 정신과 순결한 영혼을 지닌 여인이었다.

 윌킨과 어머니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던 샬럿은 그들 사이가 깨끗했다는 사실을 알고 윌킨에게 다가서지만 샬럿은 이미 불치의 병에 걸린 시한부 인생.

 자신의 나이에 절반도 안되는 소녀와 생애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윌킨은 뒤늦게 이를 알고 방황하며 남은 생애를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윌킨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는 내용으로 막을 내린다.

 삼류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흔한 스토리라인을 가을과 어울리는 한편의 멜로로 완성시킨 것은 역시 두 주인공의 연기.

 뉴욕이 실제 고향인데다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 리처드 기어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와 할리우드 클래식무비의 은근한 멋을 더한 위노나 라이더의 순수하고 고전적인 연기가 영화의 전체를 이끌어 간다.

 위노나 라이더는 「순수의 시대」 「에일리언 4」 「가위손」 등에 출연했으며 「작은 아씨들」에서 조 역할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연기파 이기도 하다. (30일 개봉)

〈이원구기자〉 j j lwk@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