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시장이 작품가격 하락으로 지난 10년사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한국화랑협회가 27일 서울 선재미술관에서 열린 「21세기, 한국미술시장의 진흥방안」 세미나에서 관련 자료를 제시함에 따라 밝혀졌다.

 화랑협회는 미술계가 활황을 누렸던 1991년 9월과 올해 9월의 미술품을 호당 가격으로 내놓은 한편 97년과 현재의 화랑 숫자도 비교했다.

 유명작가의 호당 가격의 경우 138명의 작품이 비교대상이 됐다.

 서양화에서는 호당 1억원을 호가하던 박수근, 장욱진, 이중섭의 작품이 절반인 5천만원으로 모두 떨어졌으며 2천5백만원과 2천만원 하던 도상봉과 김환기의 그림도 각각 8백만원과 5백만원으로 급전직하했다.

 한국화도 하락폭이 크긴 마찬가지였다. 가장 값이 많이 나가던 천경자의 그림이 호당 5백만원에서 1백50만원으로 폭락했으며 이상범의 작품 또한 4백만원에서 1백50만원으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같은 불황을 반영하듯 화랑 숫자도 지난 3년 사이에 대폭 줄었다. 지난 97년 476개소에 달하던 전국 화랑숫자가 올해는 265개소로 감소한 것. 서울의 경우 290개소에서 115개소가 문을 닫아 175개소만 남았으며 지방도 186개소에서 절반 가량이 사라져 현재는 90개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고미술품은 940개소에서 870개소로 70개소가 감소해 화랑보다는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화랑협회는 미술품시장의 하강국면이 92년에 시작돼 바닥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하고 하락 이유로 「전반적 구매력 저조」 「미술품의 환금성 상실」 등을 꼽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