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인천항 통해 판매 … 올 20조 규모·마진율 10%
매매단지 모두 불법운영 … 폐업·평택항 이전 위기

▲ 사전 점검을 위한 PDI(Pre Delivery Inspection)시설을 갖추고 있어 외제차의 수입과 중고차 수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평택항 자동차 야드. 평택항은 2014년 국내 자동차 생산량 453만대 중 306만대가 이곳에서 선적됐다. /이상훈 대학생기자

국내 중고차 최대 수출항인 인천항 인근에 중고차 전용 장치장을 만들 수 있을까?

인천항발전협의회가 주최한 중고차 수출단지 입점을 위한 항만투어에 쏟아진 항만 및 중고차 수출 관계자들의 고민이다.

이들은 1월29일 인천북항과 송도중고차수출단지, 평택항을 돌며 인천지역의 중고차 수출단지 정상화 및 조성에 머리를 맞댔다.

이들 시설을 둘러본 결과 평택항은 사전 점검을 위한 PDI(Pre Delivery Inspection)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외제차의 수입과 중고차 수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평택항의 주요 물동량은 환적화물(T/S)이 60%(약 40만대), 수입이 25%, 수출이 15%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2014년 자동차 생산량 453만대 중 306만대를 평택항에서 수출된다.

평택항 관계자는 "부두 전체를 24시간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가 52대 설치돼 있고 모니터링 시스템이 현대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신차 계약이 이뤄지면 PDI 센터에서 주유, 세차, 기능 점검, 광택, 최종 점검을 거쳐 차량을 출고하는데 3~4일 걸리며 40명의 직원이 월 500대 가량을 작업한다"고 밝혔다.

평택항은 11만6000㎡ 규모의 부지를 2곳 매립해 1곳당 자동차 1만대 가량을 보관중이다. 중고차는 400여대에 불과하다. 평택항이 자동차 전용부두로서 기능을 하지만 중고차까지 할애하기에는 다소 벅찬 것이 사실이다.

이에 국내 중고차의 80%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무역업자들이 자유롭게 중고차를 매입해 수출할 수 있는 전용 수출단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인천항만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고차 업계측은 "중고차 수출 마진률이 약 10%이고 전체 중고차 시장이 2015년 약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향후 지역에 미치는 간접 효과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총 322만대(2012년 기준)로 이중 80%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되고 있지만 수출 전 중고차들이 모여있는 인천 내 매매단지가 모두 불법 운영되고 있다. 이에 무역업자들이 폐업을 하거나 평택항으로 옮겨가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인천항발전협의회 이귀복 회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보금자리가 불안한 상태이다. 빠른 시일 내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매 시스템으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판매 경로가 다양해 매매단지가 꼭 필요하다. 이에 해외 바이어들이 접근하기 쉬운 인천에 국내 중고차들이 모여 단지를 형성하고 수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인천 중고차 수출단지는 크게 3곳으로 경인아라오토밸리, 율도 중고차수출단지, 송도 중고차수출단지이다. 경인아라오토밸리는 경인아라뱃길 조성 당시 만들어진 단지로 중고차 수출단지로 활용되다 지금은 대부분의 업주가 빠져나갔다. 

경인아라오토밸리 관계자는 "3만평 부지에 최소 200개 무역업체가 입주해야 수출이 활성화되지만 현재 입주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며 "아라오토밸리는 버스 노선이 많이 없고 주변에 음식점, 숙박 시설이 많지 않아 바이어들이 찾기 어렵다. 또 이곳은 자동차 전용선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다 분해해서 컨테이너에 싣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항 인근 율도 매매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 중고차 매매단지 중 가장 활성화된 송도 중고차 단지는 총 15만평 부지를 사용하고 있고 입주율 100%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역주민 민원 등에 시달리고 있어 존폐가 위협받고 있다.

이 곳에서 무역상을 하는 리비아 업자는 "송도유원지단지 주변에는 중동인 식당과 저렴한 호텔이 많다. 바이어들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계속 사업을 하고 싶다"면서도 "주변에 얽힌 것이 많다 보니 장기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중고차 수출국 1위는 2013년 요르단, 2014년 리비아일 정도로 중동세가 거세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인천 대규모 중고차 매매 및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안을 구체화시켜 인천시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김지혜 인턴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