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 롤러경기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 아버지 인터뷰
인천 비인기 종목 소속팀 부재 … "시 연고 출전불가·환경 열악"
"인천에 자랑스러운 메달을 안긴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현실입니다."

지난 2014년 10월28일부터 11월3일까지 제주에서 열렸던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에서 인천에 최초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있다. 비인기 종목인 롤러경기 스피드 만m E+P(제외, 포인트)에서 당당히 메달을 안긴 이종혁(18)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런 선수를 받아줄 곳이 없다.

이종혁의 형인 이종승(20) 역시 제95회 전국체전에서 인천대표로 출전, 스피드 만m E+P에서 금메달과 스피드 1만5000m 제외 경기 은메달을 따낸 실력자다. 하지만 소속팀은 서울 은평구청이었다. 이종승은 최근 이마저도 계약이 종료됐다.

두 명의 선수를 키워낸 아버지 이도영(50·사진) 씨는 가슴이 무너진다. 두 아들이 인천에서 활동해 국내 최고의 롤러경기 장거리 선수로 성장했지만, 이들을 받아줄 팀이 인천에는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딴 길로 세지 않고 운동만 했습니다. 하지만 삶의 터전이었던 인천에는 남자팀이 없어요. 인천시청팀이 있었지만 성추행 사건으로 없어졌죠. 인천 연고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막힌거죠."

이도영씨는 이런 일이 단순히 자신의 두 아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매번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들이 타 시·도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두 아들의 선배들이 모두 정말 잘했어요. 하지만 현재 인천에 있는 선수는 없죠. 그 선수들은 충북, 부산, 여수 등에 가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까지 인천에서 활동하며 인천을 빛냈던 선수들이 성인이 되면 다른 곳에서 운동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앞날'이 어두운 선배들을 보니 후배도 안생기죠. 현재 인천에는 고등부 선수들도 없어요."

상황은 어둡지만 이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넌 충분히 할 수 있다. 네 이름 석자를 전국에 알려봐라'라며 두 아들을 격려한다. 두 아들은 아버지의 격려에 '메달'로 보답했다.

"대회 한달전이면 아이들은 잠도 못자요. 괜히 끙끙 앓고 심적 부담감을 쉽게 이기지 못하죠. 부모도 똑같습니다. 아이들이 잘되길 바랄 뿐이죠."

이씨는 두 아들의 거취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두 아들의 후배들의 상황이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우리 아이들은 사실상 늦었습니다. 현재 운동하는 아이들의 상황이라도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시 차원에서 인천을 빛낸 선수들이 인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면 더이상 바랄 것도 없어요."

/김근영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