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총 인천시지회 연극위원회가 기존의 리얼리즘적 표현방식에서 탈피, 스타일화한 연기를 내건 연극 한편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명은 「강거루 群」. 2년 전 대학로 소극장에 워크숍으로 올려졌던 작품이다. 「거루」란 사전적 의미로 돛을 달지 않은 작은 배다. 또 강거루족은 어미뱃속에서만 사는 캥거루 새끼처럼 졸업 후 현실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이군을 일컫는 말이다. 바로 이번 작품은 돛도 없이 사회의 격랑속에 표류하고 있는, 거루군이라고 찍힌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강거루가 취직하기 위해 면접관 앞에 있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것은 현실공간이다. 동시에 주인공이 지닌 이미지공간을 하나 더 설정, 그동안 되풀이해서 면접시험에 떨어진 과거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주인공은 사회에 적응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을 왜곡시키고 포장, 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우화적으로 극을 풀어내면서 주인공 변모가 또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고 연출자는 변을 토로했다.

 무대배경도 다분히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채색적인 현실공간을 배제, 마치 꿈을 꿀 때 장면처럼 흰공간을 선택했다.

 연출은 극단 「스튜디오 502」 대표 장익렬씨와 극단 「동이」 대표 김병균씨가 각각 다른 버전으로 꾸몄다. 20일부터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 올려지는 무대는 장씨가, 11월11일 서울 열린극장 공연은 김씨가 연출을 맡게 된다. 대본은 극단 연우무대 작가 김학선씨가 썼다.

 인천과 서울지역 극단 연합공연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극단 「동이」 「표현과 상상」 「백수광부」 등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한무대에 선다.

 인천공연은 20~23일에는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27~28일에는 계양문화회에서 각각 펼쳐진다. 관람료 일반 1만원, 청소년 6천원. ☎765-9756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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