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축구 결승전 남북 응원열기 후끈
갈라졌던 구호 '선수 투지'에 한마음
▲ 2일 오후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남자 결승전 한국대 북한의 경기에서 북측 응원단이 한국 관중들과 나란히 앉아 응원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대회 막바지에 그라운드에 핀 '평화의 꽃'이 가을밤 선선한 바람에 날려 한반도에 널리 퍼질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경기시작 전까지 무섭게 쏟아 붓던 비가 경기 전 갑자기 그쳤듯, 하늘도 양 팀의 평화의 대결을 바라는 듯 했다.

2일 인천문학경기장에는 남과 북의 아름다운 축구 결승전이 펼쳐졌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에서 보듯 남과 북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천에 '평화의 숨결'을 불어넣었고, 그를 통한 평화로운 '아시아의 미래'를 보여줬다.

운동장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였다. 한켠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오르내렸다. 태극기와 한반도기, 인공기가 동시에 등장했다.

"우리 조국"을 외치는 남북공동응원단과 "대한민국"을 목놓아 부르는 붉은 악마는 서로 운동장 반대편에 자리잡았다. 갈라진 남북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내 두 응원단은 하나가 됐다.

그라운드에서 대결하는 선수들의 투지에 각 응원단은 한 마음으로 양 팀 모두를 응원했다. 이념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대결을 펼치는 선수들의 모습이면 충분했다. 특히, 전반14분 북측 김철범과 이재성이 부딪쳐 그라운드에 누웠을때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선수들의 부상을 염려했다.

평화의 물결을 탄 응원은 붉은 악마에서 남북공동응원단까지 이어졌다. 북측 선수단도 이에 동참, 한손에는 인공기를 들고 자리에 앉을 줄을 몰랐다.

하나된 응원단이 부르짖는 응원소리에 선수들도 힘을 냈다. 36년만에 결승에서 만난 양 팀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최고의 실력을 뽐냈다. 반으로 갈린 그라운드에서 양 팀 선수들은 서로의 살을 부딪치고, 함께 땀을 흘렸다. 서로를 얼싸안았다.

/김근영 기자 kky8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