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안전진단 사용중지·개축 'E등급'
인도·버스정류장 옆 … 시민 안전도 위협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한 상가 건물이 붕괴 위험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건물은 인도와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있어 시민 안전도 위협을 받고 있다.

12일 계양구에 따르면 작전동 A상가 건물은 7월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진행된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불량)을 받았다. E등급은 건물의 심각한 결함이 있어 당장 사용을 중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진단 결과표를 보면, A상가에서는 건물 전체에서 심각한 균열과 누수·부식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근 간격과 보의 크기도 기준에 맞지 않았다. 천장과 기둥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도·버스정류장과 마주한 외벽 일부가 부서졌고, 철근에서도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건물 앞 정류장에서는 시내버스, 광역버스 등 17개 버스 노선이 정차한다. 지난해 인천지하철 역사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작전역과도 도보 5분 거리다. 길을 지나가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이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검사 기관은 "붕괴 우려가 크고, 건물 외관 노후로 주변 환경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즉시 건물 사용을 중지하고,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80년 준공된 3층 높이의 A상가는 특정관리대상 시설물로도 지정되지 않아 그동안 지차체의 안전진단도 받지 않았다. 7월26일 카리스호텔 증축 공사장 구조물이 태풍에 무너져 내려 주변 건물을 긴급 점검하다가 붕괴 위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박종호(34)씨는 "건물 2~3층은 텅 빈 채 수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며 "경주 리조트 붕괴, 세월호 참사로 안전이 화두인 현실에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건물 앞을 지날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긴급 점검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건물 소유주에게 사용 중지나 보수·보강 조치를 내린다"며 "붕괴 위험이 크면 강제 대피도 시킬 수 있다. 이 상가도 규정에 맞게 행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