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결과 발표 … 정치적 논란 가중될 듯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의 강물 수질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생체 모방형 수중로봇(일명 로봇물고기)'이 제대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의 이번 발표는 56억원 이상이 투입된 '로봇 물고기'가 '거짓말'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지난 1~3월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R&D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로봇물고기 개발을 담당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3년 연구기간이 종료된 지난해 8월 로봇물고기 개발결과 발표에서 7개의 목표 항목을 모두 달성했다며 연구 성과를 과장해서 조작했다.

또 산업기술연구회는 이 조작된 연구결과에 기반해 최종평가를 실시했고 평가점수 100점 중 총 86.2점을 받아 성공(60점 이상)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로봇물고기의 성능이 개발목표치에 미달했음에도 KITECH 등은 이를 누락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로봇 전문가들과 한강물환경연구소에서 로봇물고기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KITECH이 개발한 9대 중 7대가 고장 상태였다.

이와 함께 미기재한 이항거리와 위치인식오차, 개체 수 등도 조작한 것으로 감사결과 밝혀졌으며, '생태모니터링' 능력 테스트에서는 수온, 산성도(pH), 전기전도도(EC), 용존산소량(DO), 탁도 등 5종의 측정센서 중 EC 센서만 측정할 수 있었고, 다른 센서가 장착된 로봇은 작동하지 않았다.

'위치인식오차'는 수중통신모듈을 탑재한 로봇물고기가 전동기 과열로 작동이 중단돼 테스트를 할 수 없었다.

생산기술연의 로봇물고기 연구책임자가 연구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수중로봇 금형 작성을 계획하고 이를 위해 허위 서류 작성을 해가며 민간업체와의 계약에 8900만원의 연구비를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도 적발됐다.

한편, 감사원은 연구비를 부당 집행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의 연구책임자를 문책하라고 통보했다.

/신상학 기자 jshin02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