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문화재단이 24일 인천아트플랫폼 관장을 전격 직위해제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이번 인사조치에 대해 "전·현 입주작가들을 비롯한 지역문화예술계와의 지속적인 마찰, 운영위원장의 사퇴의사 천명 등으로 인천아트플랫폼에 대한 대외 신인도 추락에 따른 것"이라며 "이 관장은 특히 최종 결정권자인 대표이사의 재가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직무상의 질서문란 행위가 근절되지 않아 단행된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재단은 '플랫폼 창고세일' 사업 수익금 유용 의혹 등 인천아트플랫폼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11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하고 관장에 대한 중징계 방침 등 후속절차를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아트플랫폼은 그동안 지역에서 정말 말이 많았던 곳이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인천시민들과 지역예술인들이 가장 많이 지적을 한 부분은 "도대체 인천아트플랫폼이 뭐 하는 곳이냐"라는 의문이었다. 이 말 속에는 수백 억원씩 들여 옛 창고들을 복원해 놓고 전혀 활용하지 못 하고 있다는 질책이 숨어 있었다. 하나의 예만 들어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하는 전시라는 것이 정말 성의가 없었다는 게 시민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에는 장르도 국적도 불분명한 기괴한 것들이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걸려 있기 일쑤였다. 설치미술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지만 이 곳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반응을 싸늘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마르셀 뒤샹의 '소변기' 같은 충격을 주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인천아트플랫폼 전체가 폐허가 된 도시처럼 을씨년스러운 공간으로 변해갔고, 이는 결국 인천문화재단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재단 대표이사와 아트플랫폼 관장 간에 불협화음이 인다거나 하는 얘기까지 들려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인사조치는 용기 있는 결단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인사조치로 끝낸다면 인천아트플랫폼의 발전은 요원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아트플랫폼이 인천의 정체성을 대표하고, 인천시민들이 정말 즐겨 찾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