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10~14코스 5개 새롭게 조성
   
▲ 인천시는 지난 2009년 200여억원을 들여 남구 용현·학익동 일대 48만7000㎡ 규모의 연안친수공간인 용현갯골유수지를 완공했다. 시민과 새가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갯골유수지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검은머리갈매기를 비롯해 쇠백로·괭이갈매기·왜가리·깝작도요·백할미 등 1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의제21


새로운 인천둘레길 코스가 만들어졌다.

인천의 녹지를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인천둘레길은 지난 2011년 9개 코스를 조성한 뒤 올해 5개 코스를 만들어 모두 14개 코스로 됐다.

이로써 인천둘레길은 옹진과 강화 등 섬지역을 제외한 시내 대부분의 지역을 아우르게 됐다.

인천에는 한남정맥 줄기를 따라 계양산을 시작으로 천마산, 원적산, 함봉산, 만월산, 만수산, 관모산, 문학산,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S자형 녹지축을 형성하고 있다.

인천의 허파로서 대기를 정화하고 시민들에게 안락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하지만 도로 확충과 지나친 이용으로 많은 샛길이 생겨나는 등 훼손이 계속됐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 2011년 민·관이 협력해 '인천둘레길추진단'을 결성했고, 녹지축을 보전하는 방법으로 아름다운 오솔길에 이어 인천둘레길을 조성했다.



2011년 9개 코스 조성 뒤 올해 5곳 추가 '총 14개 코스'

10코스 - 간척 역사 간직 … 구·신도심 마주하는 소통의 길

11코스 - 따스한 연탄 생각나는 인천 대표적 달동네 골목길



▲새로 생겨난 둘레길 5곳

올해 새로 만든 인천둘레길 10~14코스는 기존 코스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

인천의 원도심인 중구와 동구를 중심으로 꾸려진 이들 코스는 골목길을 따라 역사가 담긴 건물이나 오래된 부두 등을 지난다.

중구와 동구 일대는 개항 이후 인천의 중심지로서 수많은 근대 문물과 사람이 오갔던 곳이다.

그런데 개발의 손길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번성했던 도시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영화로웠던 옛 모습은 간직해야 할 인천의 자산으로서 이를 기억하고자 원도심을 가르는 인천둘레길 10~14코스가 만들어졌다.

10코스(신 먼우금길:인천 원도심과 신도심을 잇는 길)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옛날 해안선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아암도를 지나는 코스다.

용현갯골에선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를 볼 수 있다.

자연과 사람, 생태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원도심과 구도심이 만나 소통하는 길이다.

11코스(연탄길:골목길과 달동네를 추억하는 길)는 재개발에 밀려 사라져가는 골목길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예술인들이 주민과 공동체를 형성해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는 우각로문화마을, 추억을 담은 배다리 헌책방거리, 옛 달동네 풍경을 재현한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등이 유명하다.

12코스(성창포길:우리나라 근대문화를 만나는 길)는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이 드나들던 흔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근대 문화의 산실로서 인천의 역사는 제물포 개항과 그 맥을 같이 하며,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모습이 서려 있다. 일본식 건축물과 차이나타운 등이 이국적 풍경을 자아낸다.

13코스(월미도길: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길)는 과거 군사적 요충지로서 외세 침탈의 상흔을 안고 있는 월미도를 돈다. 한국전쟁 후 50년 동안 군부대에 의해 보존되던 월미산을 개방해 만들어진 월미공원과 가족·연인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은 월미테마파크를 지난다.

14코스(부두길:그리운 비린내가 나는 길)는 어선들이 빽빽이 들어차 성시를 이루었던 인천의 옛 부두를 들른다. 이색적인 풍경과 어민 삶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유명한 만석동 달동네에선 과거 피난민들의 희로애락을 느낀다.

새로 조성된 인천둘레길 10~14코스는 내년부터 인천둘레길 안내자의 해설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10인 이상 인원이 모여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032-433-2122)에 신청을 하면 된다.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는 인천둘레길 코스 안내 활동과 둘레길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10코스 송도 새아침공원.


▲10코스 - 신 먼우금길

10코스는 인천 간척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옛날엔 바다이고 갯벌이고 인천시민 삶의 터전이었다.

인천 해안선에서 옛날 해안선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10코스에 포함된 아암도다.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양식을 제공하기도 하고, 놀이공간이기도 했다.

'치유'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제 이곳에선 옛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우리 마음 속 깊이 존재할 뿐이다.

10코스는 자연과 사람, 생태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구도심와 신도심이 만나는 접점에서 소통하고 포용하기 위한 사색의 길이다.

연수구에 가면 먼우금사거리와 먼우금로가 있다.

옥련동·청학동·동춘동·연수동·선학동 바닷가 쪽을 통틀어 부른 말이 먼우금이다.

사람들은 흔히 조갯골이라 불렀는데, 이는 이곳에서 동죽·백합·비단조개 등 조개들이 엄청 많이 났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이곳이 먼우금면에 속해 있을 당시 건너편 조동면과의 사이에 갯골이 길게 뻗어 있어 이들 두 곳을 걸어서 건너면 한참 멀리 돌아서 가야 하지만, 배로 건너면 가깝다는 뜻이었다.

또 옛날 백제시대에 능허대 한나루에서 중국으로 사신들이 떠났는데, '가는 길은 멀지만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은 가깝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0코스는 …
◇총길이 11.3㎞, 2시간50분 소요
◇코스 : 인천환경공단 → 새아침공원 → 달빛공원 → 아암도 해안공원 → 용현갯골유수지 → 중구문화회관 → 신선초등학교→인하대병원사거리→능안삼거리→숭의공구상가→도원역
◇대중교통 : 버스 - 간선 6·6-1·8번, 좌석 303·780·780-1번 동막역 하차
지하철 - 인천1호선 동막역 3번 출구

 

   
▲ 11코스 우각로 문화마을 행복도서관.


▲11코스 - 연탄길

11코스는 골목길이다. 달동네에는 골목길이 살아 있다.

인천의 대표적 골목동네, 쇠뿔고개와 수도국산, 배다리 헌책거리 양키시장 골목길을 11코스에서 만난다.

'달동네' 하면 연탄, '연탄' 하면 달동네가 생각난다.

노년으로 접어드는 이들은 연탄에 관한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 사양산업으로 점차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리는 연탄. 그러나 고달프던 시절 우리 곁을 지켰던 그 따스함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인천만 해도 그나마 마지막 수요처로 꼽혔던 동구 송림동 '수도국산 달동네'가 철거되면서 감소추세가 더 심해졌다고 한다.

IMF이후 기름값 등 물가인상 때문에 주문이 그만그만해지면서 전국 연탄공장들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으레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난방 몫은 단연 연탄이었다.

새벽녘 불을 갈기 위해 뚜껑을 열면 빨갛게 마지막 불꽃을 내며 사그러들던 연탄. 아직 덜 깬 잠을 쫒으며 연탄을 갈던 모습을 지금 젊은 세대는 잘 알지 못한다.

때론 가스중독이라는 사고로 많은 서민가정에 불행을 안겨다 주기도 했지만 연탄은 대부분 서민에게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었다.

이젠 그 연탄도 산간벽지나 농촌의 비닐하우스나 이른바 달농네가 아니면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유물로 변하고 있다.

●11코스는 …
◇총길이 5.2㎞, 1시간20분 소요
◇코스 : 도원역 → 우각로문화마을 구 전도관 → 인천세무서 → 금창동주민센터 → 창영초등학교 → 배다리 헌책방거리 → 송현근린공원 →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 동인천역
◇대중교통 : 버스 - 간선 10·15·21·22·28번 도원역 하차
지하철 - 1호선 도원역 1번 출구

/김칭우기자 chingw@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