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인천이야기-12
일제에 의해 꺾인 불운한 개화 의지
광복 후 '복선·전철화·복복선' 실현


우리나라에서 철도 부설을 맨 처음 제안한 이는 미국 주재 대리공사 이하영이었다.

미국의 신문물에 충격을 받았던 그는 1889년 귀국하자마자 화륜거(火輪車·증기기관차)의 모형을 들고 고종황제를 알현해 철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선은 그 후 자력으로 철도 건설을 시도했으나, 기술력과 자금 부족 등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를 노리는 일본을 견제할 요량으로 경인선 부설권을 1896년 3월 미국인 모오스에게 넘겼는데, 모오스 역시 부설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때 일제는 1898년 토목 공사의 반을 끝낸 모오스에게 부설권을 인수해 경인철도합자회사를 세우고 공사를 속개했다.

침탈 야욕에 급급한 일제는 공사가 손쉬운 노선을 택했다.

애초의 노선은 기공식을 거행했던 우각리(牛角里·숭의동)에서 도산정(桃山町·도원동)을 거쳐 해안가를 쫓아 인천신사(仁川神社·현 인천여상) 앞에 이르는 것이었는데, 일제가 그것을 틀었던 것이다.

그 결과, 인천 지역은 경인선에 의해 양단(兩斷)됐고, 동서 지역의 교통을 구름다리, 화평교, 배다리 철교, 도원교, 숭의교 등에 의존해 인적·물적 교류가 제한됐다.

현격한 발전의 차를 보였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선의 지하화(地下化)가 최근 거론되고 있다.

1899년 9월18일, 과거 조선 백성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거대한 화륜거(증기기관차)가 검은 연기와 굉음을 내며 경인선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이 땅의 철도는 식민지 시대의 어두운 터널을 오가게 됐다.

경인선은 나라의 운명과 궤를 같이했다.

한동안 식민 침탈의 도구로서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광복이 되자 국가의 기간 동력으로서 역할을 재정비해 여객과 물류 수송에 크게 기여하며 국내 철도 사업 적자의 대부분을 보전해 왔다.

또한 1969년 복선화(複線化), 1974년 전철화(電鐵化), 2005년 말 복복선화(複複線化), 1993년 지하철 개통 등을 실현함으로써 우리나라 철도의 새 역사를 계속 써 왔다.

인천은 철도를 위시해 등대, 전보, 전화, 우편, 호텔, 도로, 도시계획 등을 통해 '신문물의 물결'이 전 국토로 퍼져 나가게 한 개화의 선구지였다.

 

   
 

1 국내 최초의 철도, 첫 삽을 뜨다

1897년 3월 22일, 우각현(지금의 도원역 인근)에서 거행된 경인철도 기공식의 모습이다.

부설권자인 미국인 모오스를 비롯해 조선 정부의 인사, 관련 외국인들, 공사 인부들이 기념 촬영을 했다.

 

   
 


2 공사 장면

수많은 조선인 노동자가 경인선 초기 공사에 투입됐다.

산허리를 절개해 철길을 놓는 공사 현장을 모오스와 정부 관료 등이 바라보고 있다.

지형지물로 보아 지금의 도원역 인근으로 추정된다.

 

   
 


3 교과서에 실린 경인선

조선 말 장지영이 편찬한 교과서 '최신 초등 대한지지(最新 初等 大韓地誌)'에 소개된 '인천항도(仁川港圖)'이다.

철길이 '축현역(지금의 동인천역)'을 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요청에 의해 개항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했다.

 

   
 


4 우리나라 최초의 기관차

1898년 9월18일, 지금의 인천역을 출발해 영등포로 향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기관차 모습이다.

미국 뉴욕 소재 브룩스 사가 제작한 것을 인천으로 옮겨 조립했다. 영문자로 '서울-제물포'라고 써 노선을 표기했다.

 

   
 


5 최초의 기차역인 '인천역'

개통 당시의 인천역이다. 지금의 중구 북성동 소재 인천역과 같은 위치이다.

여객과 여러명의 지게꾼, 상인 등이 역을 향하고 있다.

 

   
 


6 알렌 별장 근처

세계여행가인 시카고 대학의 버튼 홈즈가 촬영한 경인선 철도 사진이다.

'의사 알렌 별장'이라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오른쪽 위의 건물이 '알렌 별장'이다.

옛 숭의동 전도관 자리이다.

 

   
 

7 경인선 복선 시대 개막

1965년 9월18일, 제66주년 철도의 날을 맞아 경인선 복선이 개통됐다.

이로써 경인선은 더 많은 승객과 화물을 운송할 수 있게 됐다.

 

   
 

8 인천, 지하철 시대를 열다

1993년 7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동막 구간 29.4㎞ 구간을 착공해 1999년 10월 개통했다.

이로써 도심 교통이 더 원활해졌다.

2호선 공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사진은 개통 당시 역에 정차한 지하철의 모습이다.


/조우성(주필) 사진제공=인천시역사자료관, 미국철도박물관(덴버), 버튼 홈즈의 '세계여행기', 인천지하철본부, 최신초등대한지지, 국정홍보처,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