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대형 사업계획을 세워놓고도 예산을 제때 집행하지 못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설희석)가 공개한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모두 4천8백56억원의 예산을 제 때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4천1백9억원이 사업지연이나 공사기간 부족으로 올해로 이월됐고 7백47억원은 아예 사용되지 않았다. 이월액은 지난 98년 2천9백56억원보다 39% 증가했고 불용액은 지난 98년 5백49억원보다 36% 늘어난 수치다.

 「한국 수도권정책에 관한 컨설팅」 예산으로 배정됐던 10억원은 방대한 사업규모와 관련기관과의 협의 미비 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사용하지 못했고 파주 초평도개발프로젝트 추진용역비 4억원과 토지매입비 1백50억원도 지난해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행정절차가 지연돼 집행되지 못했다.

 쌀 전문전시판매장 설치 예산 1억원은 판매장 사업완료 시기가 2000년 3월말로 늦춰지면서 올해로 이월됐고 다목적 인명구조용 특수차량 구입비 4억4천만원과 고가사다리차 구입비 4억3천만원은 외국 주문제작 등으로 구매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사용하지 못했다.

 도로공사도 해마다 예상공정에 따라 필요한 예산만 확보한 뒤 집행해야 하지만 지난해 평촌∼신림간 도로건설계획 타당성 검토용역비 7천만원은 절대 공사기간이 부족해 올 예산으로 넘겨졌고 양주군 백석교 재가설 공사 예산 22억8천만원도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올해로 넘겨졌다.

 이밖에 양주군 곡릉천 장흥지구 52억원과 동두천시 신천 하봉암지구 수해복구사업 예산 40억원 등은 절대공기부족 및 용지보상 지연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특히 이월 예산중 정책입안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각종 용역성 경비가 20건 64억원에 달하지만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이란 지적을 받았다.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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