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들이 집단으로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경인여자대학 부설유치원을 둘러싸고 말이 많다. 유치원 건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채광 등 문제가 노출됐는데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하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2개반 어린이 70여명이 기침, 두통, 구토, 안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중 20여명은 증세가 심해 병원에서 한달째 치료를 받고 있다니 딱한 노릇이다.

 대학에 부설돼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린이 교육기관으로 각광을 받기에 충분해 이 유치원에 대한 기대 또한 클 수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기대 보다는 실망이 그리고 아낌없는 찬사 보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유치원이 어떻게 문을 열 수 있었느냐 하는 대목이다. 유치원은 어른을 상대로한 시설보다 몇 곱절의 정성을 쏟아 안정장치를 확보해야 한다. 시설이 나쁘고 심지어는 위험이 도사리고 그것을 따질 수 없는 철부지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유치원이 지하에 있는 경우 국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상황인데다가 일부 교실이 채광이 전혀 안되고 있음을 확인하고도 인가를 내준 것이라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당초부터 완벽한 시설을 했더라면 어린이들이 고생을 않고 학교측도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있었을 터인데 그러하지 못한데서 오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분노가 치민 학부형들은 원생들의 등원을 전면 거부하고 있으며 납득할 만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엇이 어린이들을 이토록 고통에 몰아 넣고 왜 서명운동과 집회를 갖도록 했는가를 살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치원이 지상에 있어야 함은 법을 따지기에 앞서 상식이며 도리다. 지상으로 옮기라는 수차례의 권고를 무시한 학교측의 태도가 괴이적 이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방임해 줄 것인지 당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 건강에 위해가 우려되는 시설에 대해 처벌제도를 강화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제도상의 헛점도 개선하는 작업을 서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