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부평 MIT호프집에서 불이 나 2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지고 3명이 중태에 빠진 화재사고는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화재참사는 뇌리에 떠올리기도 싫은 인현동 호프집 사고가 발생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인천서 끔찍한 화재참사를 빚었다는데서 할말을 잃게 한다. 더구나 이날 화재가 난 곳이 청소년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부평중심지 상가여서 마침 손님이 많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었지 혼잡한 시간대에 불이 났다면 제2의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를 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데서 아찔케 한다.

 우리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를 다짐해 왔다. 사고가 나면 담당 공무원 몇명에게 책임을 묻고 업주를 처벌하는 선에서 수습을 해왔지 근원을 치유하는데는 미흡했었다. 그러니 대형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 당연한 지도 모른다. 인천시내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마다 호프집, 단란주점, 소주방, 노래방, 비디오방 등 유흥업소가 들어서 있지 않은 공간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들 업소가운데 일부가 화재발생시 대피용으로 설치한 비상구에 물건을 쌓아놓거나 아예 자물통으로 잠가놓고 있다. 그리고 내부를 불이 잘 붙는 재료나 독가스를 내뿜는 카펫으로 치장, 화재가 발생하면 밀폐된 장소에서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18일 발생한 부평 MIT호프집 화재도 그 원인이 손님 생일축하 불쇼를 하기위해 종업원이 인화물질인 스노스프레이를 뿌리고 라이터 불을 붙이다 발생한 사고라 한다. 그런데 이날 화재참사도 불길이 천장을 장식한 인화성이 강한 스티로폼으로 옮겨붙어 삽시간에 87평 정도의 내부로 번졌다. 그래서 미처 대피치못한 건물주의 부인 등 5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거나 중태에 빠졌다니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경고해 준다.

 이런 대형참사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소방시설이 불비했거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당국은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점검이다, 단속이다 요란을 떨지만 겉핥기식이었다는 것을 전면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인천시나 소방당국은 원칙과 규정에 의해 소방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총선을 전후해 나사가 풀린 공직사회가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