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어민들이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고도 어획부진과 중국어선들의 집단횡포를 두려워해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이 속출하고 있다 한다. 조업에 나섰던 어민들도 출어비를 건지지 못한 채 빈 배로 돌아와 자포자기에 빠졌거나 다시 출어에 나설 엄두도 못내고 시름에 빠져있다 한다. 정부가 생계가 막막해진 어민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러잖아도 지난해 1월 한·일 새어업 협정체결이후 어장을 잃은 어민들이 출어를 포기하는 등 그 파장이 심각한 실정이다. 따라서 어민들은 조기 갈치 꽃게 등의 어장이 형성되고 있는 동중국해 제주도근해 등의 조업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어선들이 수백척씩 떼지어 우리어선들에 횡포를 부리는 바람에 어획도 부진, 출어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민들에 따르면 3~4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100여척이 일제히 출어해 척당 3천만~4천만원의 어획고를 올렸으나 최근 조업에 나서는 어선은 20여척에 불과하고 조업에 나설 경우도 수백만원씩 손해보기가 일쑤여서 차라리 출어를 하지 않는게 낫다며 아예 조업을 포기하는 어선이 늘고 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중 어업협정도 준비부족과 대비책 없이 지난 98년 11월 가서명한 이후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채 정식서명이 늦어져 우리 어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우리영해에서의 남획을 막고 동중국해의 조업권 확보와 어민보호를 위해서라도 한·중 어업협정이 조속히 체결돼야 할 것이다.

 우리의 연근해어업이 지금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출어를 포기하는 어선이 속출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선 어민들이 요구하는 서해특정해역의 조업기간연장을 하루속히 매듭지어 가능한한 조업을 앞당겨 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할 것이다. 어업의 구조조정도 물론 예산확보가 전제되는 것이지만 계속 미루기만 해선 안된다. 불필요해진 노후어선은 하루빨리 감척해야 한다.

 정부는 어민들의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장·단기대책을 세워 어선감축과 조업포기어선에 대한 지원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