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기반 구축 구심체 역할 "톡톡"

 경기도는 국내 제조업체의 27%에 해당하는 3만여 업체가 산재해 있고 이중 지식기반 산업인 첨단 정보통신업종은 전국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수출규모는 국내 수출액의 16%. 국가경제의 구심체로서의 역할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제규모에 비해 그동안 경제계의 집약된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적 대안을 하나로 묶어 토해낼 수 있는 창구는 없었던 것이 사실. 특히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경제정책 및 시책을 수립·추진하는 지방정부의 카운터 파트너가 없어 통일되고 현장감 있는 정책추진에 애로가 많았다. 이같은 「한계상황」이 감지되면서 지난 98년 7월 현 임창열 지사 취임 뒤 개별 경제단위들을 하나로 묶는 경제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렇게 해서 99년 2월 설립된 것이 바로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회장·문병대)다.

 앞서 밝힌 대로 경경련은 지역 경제단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 지방정부에 전달하고 중앙 및 지방정부와 도내 경제계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돕는 데에 설립목적이 있다.

 경경련은 이에따라 설립초기 정회원 54, 준회원 19개 단체로 구성됐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마단계. 경제관련단체 및 기관중심으로 회원이 구성된 탓에 개별 경제단위의 폭넓은 의견수렴 등 창구역할에 한계를 내재하고 있는 것.

 김영일 사무차장은 『설립초기에 시간적 한계와 현실적 난관 등으로 개별 경제단위의 다양한 회원을 확보할 수 없었다』며 『금년 중에 대기업 등 실물경제 주체를 대폭 영입해 경제현장의 목소리를 하나로 담아내는 틀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경제단체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아쉬움에도 불구, 경경련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설립 1년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역경제의 구심체로서 경제기반 구축에 「짭짤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 때문.

 경경련은 지난해 경기도를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취지아래 도와 공동으로 규제혁파위원회를 운영, 지금까지 모두 30여건의 개혁대상과제를 발굴해 냈다. 이중 6건은 이미 개선됐고 「외국인벤처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등 3건은 중앙부처에 건의, 개선을 추진중이다.

 경경련은 경기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경기도내 기업의 경기·생산·투자·자금사정 및 수출동향 등을 업종별·항목별로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분기별로 산출하고 있다. 기업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를 분기별로 지수화해 경기도의 경제정책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지만 기업들에게는 단기적인 경기동향 및 전망을 예측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경경련은 수도권종합전시장의 고양시 유치에 한 축을 담당했고 「경기엔젤클럽」을 설립, 지금까지 6차례의 투자설명회를 통해 15개 업체에 86억원의 엔젤자금을 투자하는 실적을 올렸다. 경경련이 발굴한 업체중 「마크로젠」은 코스닥에 신규 등록하기 위해 실시한 신주공모에서 최종 경쟁률이 559.27대 1을 기록, 투자자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현재 전국의 엔젤클럽은 모두 19개. 이중 공적 기능을 확보한 클럽은 경기엔젤클럽을 비롯해 서울엔젤클럽, 기술신보엔젤클럽, 대구경북엔젤클럽 등 4개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엔젤클럽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회원수가 많은 데다 투자금액의 규모도 민간클럽에 비해 크기 때문. 예컨대 경기엔젤클럽은 99년 5월 결성 이후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엔젤기금을 유치했다.

 그러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말 그대로 많은 위험이 따르는 법. 이에따라 경기엔젤클럽은 조만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전문인력을 채용, 체계적인 상담 및 지원체제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경경련이 달성한 성과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난 2월18일 출범한 「경기디자인협의회」(회장·이인자 경기대교수)다. 경기도를 세계시장을 겨냥한 국내 디자인 산업부문의 교두보로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설립된 것이다.

 경기지역 42개 대학 600여명의 디자인 교수가 중심이 된 경기디자인협의회는 그동안 수원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돼 지난 96년부터 「경기산업디자인전」 등 디자인관련 행사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산·학·관의 유대 속에 전문가들에게 활동의 장을 마련해주고 기회를 넓혀 서로 실질적 이익을 창출하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말 창립발기인대회를 거쳐 올해 창립된 것. 이같은 취지로 지난해에는 경경련과 성남시가 공동으로 분당 주택공원에서 산업디자인전을 성황리에 개최, 이제 디자인이 대중에게 생소한 산업이 아니란 사실을 인지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11일 대학교수 등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후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공식적 업무에 들어간 디자인협의회는 앞으로 디자인관련 대학과 기관 및 경기디자인발전에 구심체 역할을 담당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설립목적에 따라 학술연구 및 회원전 등의 사업을 통해 산·학을 연계하는 실질적 협의체로 운영, 경쟁력 있는 국가산업의 잠재적 우위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인자 회장은 『어느 분야에건 전문성과 창의성을 앞세운 최고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앞으로 경기디자인협의회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전략적 수단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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