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열 인천보호관찰소 서무계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부부와 그 자녀들로 구성된 혈연의 동거동재(同居同財) 집단으로 고유한 가풍을 갖는 문화집단'이라고 정의돼 있다. 우리는 항상 각종 일탈 행동과 비행 등 사회문제와 사건이 발생하면 특정 기간 동안에만 그 논점에 대해 다루고는 금방 잊곤 한다. 최근 일어난 몇몇 청소년 비행문제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웃과 주변에 대해 너무나도 무관심하고 또한 내 가족 구성원들에게조차도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와 관심은 갖고 있는지 반문해 볼 필요를 느끼곤 한다.

가족의 문제는 산업화된 현재의 문제만이 아닌 수 백년, 수 천년 전부터 존재해 왔다. IMF 실업 사태 등 경제현상과 다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따라 이혼 및 별거에 의한 가정의 해체, 한부모 가정, 부모가 없는 조손(祖孫) 가정 등 실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의 순기능이 점차 저하되고 가족구성원 간의 대화단절과 여가활용 등 공유의 문화활동 부재가 청소년들이 인터넷게임과 오염된 대중매체를 벗어나지 못한 채 준법의식의 부족, 가치판단을 위한 사고력 부재 등 심리적 원인 제공으로 이어져 이로 인한 청소년 비행이 날로 다양화·흉포화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범죄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저서 및 논문에서도 범죄예방에 대한 묘책과 확고한 대안은 실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러한 비행행태 및 현상에 빗대어 어떤 이는 "인간은 철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성장과정에서 형성된 인성과 습성은 스스로의 자각없이는 평생 고쳐질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기도 한다.

지난 5월4일 정부는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위기청소년 보호관리 개선안으로 재학생 예방·관리 강화, 학업중단자 및 가출자 사회보호 강화, 비행청소년 사회복귀 지원, 위기청소년 대책 종합 추진체계 구축 등 4가지 안을 마련해 위기청소년 32만명에 대해 상담심리치료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비행청소년 사회복귀 및 적응을 돕기 위해 소년 전담 보호관찰관제와 전문가 여성 멘토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법과 제도 등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고 사회 및 정부가 제반 문제해결을 위한 준비가 돼 있어도 가정 및 가족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이는 사상누각에 머무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하여 그토록 PC게임에 중독됐고 오토바이 폭주, 음주, 폭행, 절도 등의 비행에 휩쓸리며 학교와 가정을 벗어나 밤거리를 배회하는지 5월 끝자락에 내 가족 구성원들 특히 자녀에 대해 생각해 봐야 겠다.

물론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준법적 자의식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가족구성원 상호간의 예의와 신뢰, 대화를 통한 이해와 공감만이 비행 등 각종 사회문제로부터 내 자녀를 보호하고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아울러 청소년들의 각종 일탈행위와 비행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소년전담 보호관찰관제와 학교 및 사회단체 시설을 이용한 상담·심리 치료 등도 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보완책으로 적극 활용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