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경찰서 이광일 경사는 올해 우리 나이로 꼭 쉰이다. 바싹 마른 체구에 백발이 반넘어남짓 섞인 머리, 이마에 깊게 패인 두 세줄의 주름살.

 경찰이라기보다는 어느 항·포구에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푸근한 갯가아저씨같은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경사가 책임자로 앉아있는 서너평남짓한 해경 민원실도 그래서인지 딱딱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어느 동네 사랑방 같다.

 적지 않은 나이에 민원실 업무만 3년4개월째. 경기도 화성에서부터 강화에 이르기까지 어민들이 필요로 하는 민원서류 대부분이 이경사의 손을 거쳐 나온다.

 올해로 해경생활 24년을 맞는 이경사에게는 감히 누구도 따라갈 엄두를 낼 수 없는 기록(?)이 하나 있다.

 인천 사람들가운데 알고 있는 어민들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수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이경사에는 미치지 못한다.

 연안부두나 소래포구, 멀리 백령도나 대청도의 선착장. 인천지역 항·포구 어디를 나다녀도 10명중 7, 8명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인사를 나누거나 두 손을 반갑게 잡은 채 안부를 묻곤 한다.

 『선원실종사실 증명서류를 떼러오는 민원인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인천 어민들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어민들의 손과 발」로 통하는 이경사의 새해 소망이다.

〈이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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