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충탑은 총 17만여 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충의(忠義)와 위대한 공훈(功勳)을 추앙하고 참배하기 위해 세워진 탑인데, 민족의 성지인 이곳 국립묘지를 상징하고 있어. 이 현충탑 지하 내부에는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용사들의 위패와 또 시신은 찾았으나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5천7백여 무명용사들의 유해를 모시고 있어. 그래서 대한민국을 공식 방문하는 외국의 원수와 귀빈들도 이곳에 와 참배하는 곳이지. 어때, 이 무더운 여름인데도 향내가 아릿하게 풍겨 오니까 자신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엄숙한 기분이 들지?』

 인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동준 계장은 인구를 데리고 현충탑을 내려오면서 물었다.

 『내가 조금 전에 설명한 말 중에 6·25 전쟁이란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 수 있겠어?』

 『1950년 6월25일 일어난 민족해방전쟁을 기케(그렇게) 말한다고 생각했습네다.』

 『북에서 말하는 민족해방전쟁을 남쪽에서는 세계사적인 측면에서 넓게 말할 때는 6·25 전쟁, 또는 6·25 한국전쟁이라고 표현하고, 국내사적인 측면에서 좁게 말할 때는 6·25 동란, 또는 6·25 사변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 전쟁을 누가 민족해방전쟁이라고 인구에게 가르쳐 주었어?』

 『민경부대에서 복무할 때 남쪽에서 들려오는 고성기방송 듣고 기케 료해(이해)했습네다.』

 『인구는 동족간의 그 비극적인 전쟁을 누가 일으켰다고 생각해?』

 『누가 일으켰는지는 모릅네다. 기러나 남쪽에서 먼저 삼팔선을 넘어 쳐들어왔기 때문에 공화국이 남조선 인민들을 미제의 주구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맞받아 치며 3년 동안 전쟁을 했다고 배웠습네다.』

 정동준 계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가 『이곳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다수가 6·25 전쟁에 대해 인구와 정반대로 알고 있어. 그러니까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인구가 앞으로 이곳에서 생활하는데 편할 거야. 잘 들어 봐.』 하며 그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고쳐 주었다.

 『6·25 전쟁은 말이야, 북의 김일성 주석이 1949년 3월 박헌영과 함께 소련을 방문해 당시 소련 국가 원수이자 공산당 총서기인 스탈린 대원수한테 미군이 물러나기로 되어 있던 1949년 6월 이후 적절한 시기를 잡아 남조선을 무력으로 침공하면 미제의 지배 아래 있던 조선의 남반부를 해방할 수 있다고 장담하며 군사적 지원을 요청한 데서부터 비극이 태동되었어. 그리고 그 이듬해인 1950년 4월 김일성은 다시 비밀리에 소련을 방문해 스탈린 대원수로부터 전쟁도발승인과 군사적 지원 약속까지 받아낸 뒤 북으로 돌아와 군부에 지령을 내렸어. 남반부를 침공하기 위한 전쟁준비를 하라고. 그러다 1950년 6월25일 새벽, 전군에 남침명령을 내리며 전차를 앞세우고 남으로 밀고 내려오면서부터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은 시작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