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배 전국아마대회 초청 루이 9단
"잘못해서 그렇죠. 잘해야 하는데."

바둑계에서 철녀로 불리는 루이나이웨이(45) 9단은 최근의 슬럼프에 대해 오히려 담담했다.

요즘 부진한 성적에 대해 "왜 그러느냐"고 묻자 "원래 잘못해서 그렇다"고 우문현답으로 응수한다. 철녀다운 대답이다.

1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 인천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에 초청된 루이는 사실 '루이를 모르면 바둑팬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에 잘 알려진 반상의 스타. 중국인지만 10여년째 한국바둑에 매료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을 찾은 루이는 이날만큼은 철녀라기보다는 '착한 사범'에 더 가까웠다. 유독 학생대국을 찾아다니며 "조금더 노력하면 훌륭한 기사가 될 것 갔네요"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0년을 넘게 한국에 살고 있지만 말투는 여전히 어눌하다.

학생대국전 틈에서 학생기사들로부터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세례를 받자 그녀는 여류 프로기사에게 상상했던 가공할 '기운'보다는 포근함이 느껴질 만큼 '반가워요'라며 일일이 답례도 했다.

이를 지켜본 김종훈 인천바둑협회장은 "신예 박지은에게 어이없게 패배한 이후 루이 9단의 실력이 예년같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하자 그녀는 "실력이 없어서 그렇다"며 오히려 겸손해 했다.

평상복 차림에 남편과 함께 이날 대회장을 찾은 그녀는 "이달 말 세계바둑대회 예선전에 참가하는 것 외에 당분간 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이는 "다음 대회에 꼭 우승해 슬럼프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최근 5년패라는 부진의 늪에 빠져 한국리그 본선 진출권조차 얻지 못했지만 '철녀'다운 기개는 여전했다.

/이주영기자 (블로그)leejy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