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중국이 여자 중거리 종목을 석권하자 세계의 언론들이 의외의 결과를 놓고 들끓었었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부터 중국육상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마군단』이라는 육상영웅 마쥔런(馬俊仁)이 육성한 선수들에 의해 속속 신기록이 경신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그같은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동충하초의 복용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졌었다.

 하긴 동충하초의 효력이 마군단에게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건강식으로 동충하초를 즐겨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그는 평소 동충하초를 재료로 한 『충조전압탕』을 단골로 했다고 한다. 내장을 덜어낸 오리 뱃속에 양파를 썰어 깔고 동충하초를 넣고는 양념과 간을 하여 약재와 함께 찜통에 쪄 내는데 그게 스테미너에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동충하초(冬텩夏草)란 최근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전래 약초이다. 중국의 사천 운남성과 티베트에서 나던 불로장생으로 여겨진 약재로 『겨울(冬)에는 벌레(텩)속에 있다가 여름(夏)이 되면 풀(草)이 되어 나온다』는 뜻의 이름이다. 원래는 작은 버섯이나 버섯을 풀로 잘못 인식한데서 그렇게 이름지어진 것이다. 버섯균이 곤충의 표피를 뚫고 들어가 영양분을 섭취하느라 결국 곤충을 죽게 하고는 이듬해 버섯으로 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동충하초이다.

 동충하초는 중국에서 결핵 천식 황달의 치료 및 아편중독 해독과 중노년 보양 그리고 피로회복에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항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농촌진흥청과 한동대학팀이 에이즈의 억제물질을 동충하초에서 추출해 냈다고 보도되고 있다. 재배기술의 국내개발 역시 강원대학의 성재모 교수팀에 의해 연구가 성공한 바 있다. 일반누에 번데기에 버섯균을 주입시켜 배양하는 방식이다.

 옛것에 대한 무조건적 배척은 곤란하다. 재발견과 재인식의 자세가 요구되는 때이다. 오래된 것일 망정 그것에는 오늘을 싹틔울 기능이 배태되어 있다. 그것이 자라날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