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 화재참사가 난 지 두주일이 다 되도록 인천시교육청이 침묵만 지키고 있다.

 현실교육의 문제가 아무리 어렵다하더라도 이번 사건에서 자기성찰의 모습도, 책임지려는 모습도, 실효성있는 대책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무기력」 그 자체로 많은 시민들을 실망시킬 뿐이다.

 32개 중·고교 학생 51명이 숨진 이번 참사는 지자체의 행정 뿐 아니라 청소년문제 등 교육적으로도 의지를 갖고 해결해 나갈 많은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참사의 원인과 배경들을 되짚어 진일보한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는 디딤돌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 질곡에서 조금도 나아갈 수 없다는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교육청은 사건발생 이틀후 교장회의를 소집했으나 주 내용은 학생 생활지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그후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지적되는 「후속대책」은 생활지도나 여가공간의 문제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생활지도나 공간의 문제, 건전 청소년문화 등의 대책도 정작 학교교육의 내실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교실붕괴」로 불리우는 학교교육의 문제는 가출, 중도탈락, 장기결석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언제라도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있다. 급변하는 21세기는 「교실붕괴」의 차원을 뛰어넘어 새로운 교육질서, 치밀하고 힘있는 개혁적 교육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 대안의 핵심은 교육 내적인 프로그램의 변화와 학교 공동체의 노력으로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

 특히 실업교육의 문제는 일대 개혁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지만 대안은 지지부진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진로의 한계에 부딪쳐 발랄함을 잃고 있다.

 다품종 소량화, 다양성의 지식정보시대에 맞춰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일깨워 희망을 심어줄 특성화, 대안교육 등의 장을 넓힐 수 있는 좀더 근본적인 대책들을 내놔야 한다.

 홈스쿨 등 제도권 밖의 현교육이 대안이 될 수 없다면 학생들을 「즐거운 학교」로 끌어들일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수요자 다수를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학교교육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시급하다.

 침묵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당국은 이번 사건을 적극적인 자세로, 그리고 책임있는 자세로 각성하고 교육 본질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송정로기자〉 goodsong@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