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내년도 예산을 지금까지의 통상적인 관례를 깨고 개발위주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인천시는 새천년 첫해인 2000년도 재원배분방향을 지금까지와는 달리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사업 확충등 하드웨어 위주에서 시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에 중점 투자한다는 기본틀 안에서 예산을 편성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총 1조9천3백75억원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 9일 시의회에 상정했다. 이는 올해 당초예산 1조7천4백66억원보다 10.9%인 1천9백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IMF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한다. 그런데 인천시가 확정한 내년도 예산을 보면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와 경상경비를 억제한 반면 사회복지, 문화예술에 큰 비중을 둔 것이 특징으로 전반적으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다는데서 기대가 크다. 예산은 자치단체가 꾸려갈 한해 살림비다. 그래서 예산편성은 시민위주로 알차고 투명하게 짜여져야 하며 낭비요소를 최소화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그동안 방대한 예산을 짜맞추기식으로 편성, 운영해 불용액과 이월액을 과다하게 발생시켜왔다. 그런가하면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등 개발사업을 한다면서 설계변경등을 통해 당초 예산보다 2~3배 늘려 예산을 낭비해온 점도 없지 않다. 그러다보니까 사회복지부문이나 문화시설등은 우선순위에서 항상 뒷전으로 밀려 삶의 질은 후퇴해 왔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하지만 인천시가 내년 예산에서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액을 올해보다 2.5% 낮추고 대신 사회복지, 환경녹지, 문화예술등 삶의 질 향상부문은 지난해 18.6%인 1천6백34억원에서 내년에는 23%인 2천5백67억원으로 높였다는 것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다행스럽다 하겠다.

 새천년은 정보·지식의 시대라 한다. 21세기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자리잡을 인천시로서는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미디어밸리조성과 문화예술분야 투자가 중요하다. 따라서 인천시는 내년도 예산을 시민의 삶의 질 향상 못지않게 건전하게 운용해주기 바란다. 소모·행사성 경상경비를 줄이고 성장과 복지를 조화시키는 정책이 바람직스럽다. 삶의 질을 높이지 않고서는 새천년의 자치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