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현재 운영중인 단일금고(농협중앙회)를 오는 2000년부터 2중 금고로 바꾸어 운영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2중 금고가 행정낭비는 물론 시민불편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돼 시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3일 시에 따르면 수십년간 시 금고로 운영해 온 농협중앙회와 더불어 한미은행을 새로 시 금고로 지정해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으며 늦어도 11월말까지 금고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 금고가 2중으로 운영될 경우 부천시를 벗어나 타 지역에서 세금을 납부해야하는 시민들은 농협과 한미은행을 번갈아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매일 집계하는 일일정산도 두 은행간에 컴퓨터를 설치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재 금고 담당부서는 농협에서 집계한 일일정산표를 토대로 세금납부액 및 실적 등의 업무처리를 손쉽게 끝낼 수 있지만 2중 금고로 운영될 경우 두 은행에서 매일 정산한 납부액 등을 재합산해 정리해야 하는 불편이 불가피하고 업무효율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시민과 공무원들은 『지난 6월 한미은행이 부천무역·개발(주)에 4억5천여만원을 출자한 것을 명분삼아 부천시에 금고 운영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자를 이유로 비효율적인 2중 금고를 설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비난했다.

 현재 부천시는 시 금고인 농협에 일반회계 1천8백억원과 한미은행에 특별회계 1백억원을 각각 예치하고 있으며 반면에 농협은 부천시 직원들에게 1백20여억원을, 중소기업자금 등 시가 추천한 업체에 4천여억원을 대출한 상태다.

〈부천=이종호기자〉

hlee@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