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라보엠」 인천공연이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의 관심속에서 막을 내린가운데 공연에 참가했던 무대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결같이 비난이 무성하다.

 경인오페라단(단장·황광선)이 지하철 개통기념을 내걸고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 올렸던 오페라 「라보엠」은 첫날부터 마지막날 공연순간까지 내내 막을 올릴지 여부로 심한 몸살을 겪었다.

 문제의 발단은 오페라단측에서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 합창단, 스텝진 등 무대관계자들에게 개막전 완불키로한 출연료 지불을 이행치 못한데서부터 불거지게 된것. 황광선 단장은 당초예산을 초과한 비용 과다지출과 매표실적 저조를 이유로 공연전 출연료 지불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대해 출연진들은 한결같이 「어느정도 예상된 시나리오」라며 그동안 우려했던 심정을 토로, 『몇개월동안 땀흘리며 호흡을 맞춘 무대로 특히 관객들과의 약속파기는 예술인의 도리가 아니다 라는 입장에서 어쩔수없이 공연을 강행했다』며 분개했다.

 이번 공연에 참석한 출연진 대부분은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당초 출연제의를 받고 이례적인 지방공연에 기대를 걸었다며 『함량미달의 오페라단이 버젓이 존재하는 인천예술계가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를 덧붙였다.

 황광선 단장이 경인오페라단 이름을 내걸고 공연을 처음 기획한 것은 올 5월초. 94년 인천종합문예회관 개관기념 당시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을 위해 일시적으로 결성,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오페라단 이름을 다시 들고나선 것. 황단장은 지난해 인천시에 문예진흥기금을 신청했으나 미미한 활동실적으로 올 지원대상에서 탈락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황단장이 시로부터 얻어낸 지원금은 「사회단체 보조금」명목. 금년들어 건전사회운동 지원사업 일환으로 각 자치단체에 국고보조금이 배정됨에 따라 인천시에서도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공모, 이중 경인오페라단이 제출한 지하철 개통기념 공연사업이 선정됨으로써 1천만원의 지원금을 타낸 것이 그 스토리다.

 이어 오페라단은 「시가 지원하는 단체」를 걸고 지하철공사로부터 3천만원을 비롯, 지역내 대형 유통업체 등으로부터 협찬금조로 총 6천5백여만원을 받아냈다. 「라보엠」에 뒤이어 인천오페라단이 지난 5일부터 「토스카」를 올리면서 단 한곳의 업체로부터도 협찬을 받지않고 독자적으로 무대를 준비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출연진들이 분개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제대로된 오페라를 올린다는 겉포장과는 달리 철저한 개인적인 상혼이 인천문화예술계에 오점을 남겼다고 입모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2일 공연에서는 배우들과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선언, 실랑이를 벌임으로써 30분간 개막이 지연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문예회관측도 공연취소시 관객들의 항의에 대비, 경찰에 병력지원을 요청하는 등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결국은 황단장이 『출연료는 내달초까지 반드시 지불하겠다』는 각서를 씀으로써 마지막까지 예정대로 막이 올려질 수 있었다.

 이에대해 문화예술계에서는 『한사람의 이기심이 인천문화예술의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셈』이라며 『이런상황에서 출연 배우가 제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관객만 우롱당했다』고 개탄했다.

 보조금지급과 관련 시 관계자는 『오페라단 지원금중 5백만원은 지난 6월 이미 지불한 상태로 나머지분은 사업완료 보고서를 검토, 지불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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