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유치 공격적 지원책이 약효
 중국 칭다오(靑島)의 위성도시인 핑두(平度)시의 한 조그만 공업단지에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몰려 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기업중 절반 이상이 실패한다는 항간의 얘기와는 달리 핑두시에 있는 공업단지에는 값싼 인건비 외에 핑두시 정부의 외국투자기업을 위주로 한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펼쳐진다. 이 때문에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많은 한국 기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칭다오의 5개 위성도시 중 한 곳인 핑두시에서 승용차로 10분거리에 위치한 퉁허꿍이예위옌(同和工業園)은 인천 및 경지지역 기업들이 진츨, 성공을 이루고 있는 중국내 대표적인 공단이다.
 퉁허꿍이예위옌은 불과 10년사이 한국 및 일본기업의 진출로 인구가 배로 증가, 6만5천여명이 거주하는 기업도시로 탈바꿈하면서 ‘구(區)’로 승격됐다.
 지난 1995년 3월 국내 기업이 첫 진출한 뒤, 현재는 자동차부품, 전자, 제조업 등 전체 입주기업(220곳)중 27%에 달하는 60곳의 한국 중소기업이 생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인천·경기지역 업체만도 절반이 넘는 36곳에 이르고, 이들 업체의 대부분이 인천의 남동공단, 시화공단에서 진출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중견 중소업체들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 13개가 이 곳 퉁허꿍이예위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의 높은 인건비와 각종 규제, 노사간 마찰 등 여러 악조건에 비해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중국의 실정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 국내 기업이 한국을 등지는 원인이다.
 이 곳 퉁허꿍이예위옌은 이같은 좋은 조건 외에 외국기업이 투자하기에 좋은 여건이 많이 조성돼 있다. 이에 이 곳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성공을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경기도 성남시에 본사를 둔 성남전기의 경우, 지난 1998년 퉁허꿍이예위옌에 진출한지 5년만에 투자금 전액을 회수, 빠른 성장을 기록한 기업으로 이 곳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이 회사는 국내 인건비와 제조원가 상승 등에 따라 내년 중 아예 생산기지를 이곳으로 모두 이전키로 방침을 굳혔다.
 인천 남동공단에 본사를 둔 ㈜대동시스템(자동차 컨츄럴 케이블 제조)은 총 매출액의 55%에 달하는 연간 700억원을 퉁허꿍이예위옌에서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곳은 칭다오내 16개 공업단지 중 외자유치 순위 1위를 내닫고 있다.
 지난해 4월 입주한 부품제조업체인 ㈜영진정공의 최광묵 부사장은 “지리적 강점외에도 입주기업에 대한 공단관리위원회의 안정적 사후관리와 각종 애로사항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해결해주는 편리함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이 곳 근로자의 임금은 인민폐로 월 평균 8만위안(한화 10만원 정도)으로 국내기업의 최고 20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이 곳은 아직 노동문제 등 경영에 장애가 되는 노사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곳의 장점 중 하나는 지리적 이점이다. 중국의 상하이나 베이징의 중간에 위치해 있을 뿐아니라, 인천-칭다오간 항로가 개설돼 있어 물류비용 절감 등 경인지역 중소기업인의 주목을 받는 최적의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자동차 협력업체들의 경우 한국으로 다시 수출하기 편리한 것은 물론 급성장하고 있는 있는 중국내 자동차산업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 국내 많은 자동차협력업체들이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되는 기업들의 전력난 해결을 위해 평소 핑두시의 전력을 비축,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공단내 입주기업들의 정전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 전력의경우 단지의 하루 전기공급능력은 36만 킬로와트로 전원이 안정적이다.
 평소 핑두시의 전력을 비축,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공단내 입주기업들의 정전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동시스템 총경리 김기창씨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가장고통을 겪고있는 문제가 예고없이 정전되는 사태인데 이곳 동화공업단지에서는 정전사태가 거의 없는데다 정전이 있을 경우 사전에 이를 알려줘 공장가동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단지에는 국제일류의 통신시설이 있어 모든 입주업체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220여개 국가에 특급우편 배달업무도 해주고 있다.
 이밖에 단지에는 도시가스망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천연가스의 일일 공급량은 1.5만㎥ 입방미터며 열량값은 1.1만㎘ 이다.
 공업단지내에 동화직업학교를 세워 한국기업에 우수한 인재들을 공급해주고 있는 점도 큰 이점이다. 이로 인해 필요한 근로자를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대동시스템 관계자는 “이 곳 중국인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한국 근로자에 비해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학습과 적응력이 높아 생산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과 자체 그룹경쟁을 통해 생산비 절감 등 많은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의 투자기업인들로부터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특혜세금정책이다. 단지에 입주한 외상투자기업에서 납부하는 기업소득세는 ‘첫 2년 면제 후 3년 절반 감면’하는 국가 세금징수 특혜정책을 적용 받는다는 것이다. 즉 생산성외상투자 기업에 대해 실제경영기간이 10년이상이면 이익이 생긴 해로부터 첫번째 해와 두번째 해에는 기업소득세를 징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세번째 해로부터 다섯번째 해까지는 기업소득세를 절반만 징수한다.
 퉁허꿍이예위옌은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이같은 세금감면 및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외에 투자기업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것이 외국기업 유치에 더욱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칭다오 퉁허꿍이예위옌 관리위원회 소속 조선족 김영철(金永哲.49)부주임은 “기업인이 하자는 방식대로 해야 공업단지가 활성화하며, 기업문화를 아는 공무원이 기업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하려는 노력이 한국기업들에게 투지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부주임은 한 달이 멀다하고 인천 남동공단과 시화공단, 의정부 등의 여러 회사를 방문, 기업유치 활동을 펴고 있다.
 핑두시 관계자는 “이제 걸음마 단계인 중국의 공단은 양보다는 질적인 측면을 중시한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외국기업 관리방안을 적용하고, 기업유치전략을 환경보호. 경제적 순환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칭다오=송금호기자 (블로그)kh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