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신 데쿠, 감독 부름받고 귀화
 ‘삼바군단의 유니폼을 입지 못했던 한을 제2의 조국 포르투갈에 40년만의 16강행 티켓을 선사하는 것으로 대신 풀었다’
2006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포르투갈 대표팀의 ‘슈퍼’ 데쿠(29·FC 바로셀로나)는 18일 밤 D조 조별리그 2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2-0 승리로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58) 감독과 뜨겁게 포옹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스콜라리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
포르투갈 중원의 핵인 미드필더 데쿠는 이날 이란전 승리의 일등공신.
앙골라와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포르투갈은 이란만 잡으면 16강행이 확정되지만 전반 슈팅수 9-1의 압도적 우위가 보여주듯 쉴 새 없이 골문을 두드렸지만 ‘거미손’ 에브라힘 미르자푸르의 선방에 번번이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후반들어 결정적 한방이 필요할 때 데쿠가 시원한 골 사냥에 앞장 섰다.
후반 18분 왼쪽 사이드를 파고 든 루이스 피구의 패스를 받은 데쿠는 아크 정면에서 총알 같은 중거리슛을 날려 왼쪽 골망을 흔든 것.
답답하던 공격 흐름을 바꾸는 가물의 단비 같은 한방이었다.
데쿠의 선제골로 힘을 얻은 포르투갈은 피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성공시켜 2-0으로 완승,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데쿠와 스콜라리 감독과 인연은 특별하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데쿠는 호화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조국 대표팀에 발탁될 기회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의 통산 5번째 우승을 이끈 뒤 포르투갈 지휘봉을 잡은 스콜라리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03년 귀화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귀화 첫해 브라질과 A매치에 후반 교체 투입돼 골을 터뜨리며 포르투갈이 37년 만에 브라질을 꺾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뛰어난 볼 키핑력과 정교한 패스로 중원의 주축이던 데쿠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훈련 중 동료와 충돌로 다리 근육 파열 부상을 했고 스콜라리 감독은 앙골라전에 데쿠를 아예 결장시켰을 정도로 아꼈다.
데쿠는 자신을 항상 믿어준 스콜라리 감독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이란전에 선발출장, 투혼을 발휘하며 그라운드를 누볐고 결국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임무를 완수하고 후반 36분 티아구로 교체됐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된 데쿠가 남은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