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상우, 류부영씨
▲왼쪽부터 김영술, 김성호씨
5·31지방선거가 18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선거활동에 돌입했다. 비록 13일간에 불과한 선거기간이지만 향후 4년간 지방자치단체의 살림과 정책을 좌우할 지역 정치인들을 선출하는 중요한 시기다. 어느 자치단체장을 선출하고, 어느 지방의원을 뽑느냐는 것은 우리의 일상을 재단하고 삶의 규정을 결정하는 것 만큼 신성하고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천의 유권자들은 과연 후보들에게 어떠한 바람을 지니고 있는지 들어본다.
  ▲어엿한 참정권
 만 19살, 대학생 김상우(인하대)씨는 이제야 진정한 시민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동시지방선거에서 첫 참정권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거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김씨는 “이번 선거는 현 정부의 평가에서 다음 정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며 “참정권을 포기하는 시민은 정치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실업계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한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꼭 ‘실업계 고교 지원’과 ‘확실한 교육관’을 갖춘 후보가 당선되길 희망한다.
 그는 “실업계 고교에 대한 지원 축소 방침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것은 지금껏 확실한 교육관이 없는 후보가 선출됐기 때문”이라며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서민과 어울리고 아파할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자신과 같이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친구들에게 “실현 가능성 없는 입맛에 맞는 헛공약을 늘어 놓는 후보보다는 참된 공약을 밝힌 자에 투표하기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껍질은 가라!
 전업주부 류부영(33)씨는 거리에 흐트러져 있는 각 후보자들의 명함을 볼 때면 ‘선거철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시끄러운 엠프 소리, 수없이 걸려오는 홍보용 전화 밖에는 선거철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시끄럽고 귀찮은 것쯤은 감수할 수 있다는 류씨는 그러나 자신 밖에 모르는 정치인을 볼 때면 부글부글 속이 탄단다.
 그녀는 “선거에서 뽑힌 후보는 주민의 대표자로 주민 삶의 방향과 질 등 생사고락을 결정 짓는 역할을 부여 받는다”며 “이에 요즘 정치인은 대중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지도자’가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특히 “내노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공명을 세우고자 출마하고 당선돼 자신의 부와 명예로 축적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며 “지도자라는 생각을 잃지 않고 서민과 함께 눈물 흘리고 그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헛공약은 그만.
 남동구 만수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김영술(48)씨는 할말이 많다.
 “정들어 살던 집에서 재개발 한답시고 두 번 쫓겨났다”는 그는 “선거철이면 서민을 위한다는 후보들은 당선 후 사라져 버린다”는 불평을 나타냈다.
 허무맹랑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믿었다 낭패를 본 것도 몇 번이라는 김씨. 차라리 할 수 있는 것 딱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하겠다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
 그는 “부디 이번 선거에서는 허무맹랑한 공약은 내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구태의연한 옛 사람 보다는 정말 변화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이 정치에 입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선거 운동도 단순한 명함 돌리기로 끝나지 말고 지역 주민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정성과 진심으로 대했으면 한다”며 “음식 맛이 좋으면 입소문을 타고 금세 퍼지듯 정성과 진심으로 만나는 후보 역시 유권자에게 좋은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택시기사 김성호(52)씨는 요즘 손님들과 선거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선거 무관심이 만연한 지역에 미약하나마 선거 열풍을 일으키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김씨는 “후보자에 대한 이력에서부터 각 정당별 정책들을 손님들과 교환하다보니 선거 박사가 된 것 같다”며 “선거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다소 수글어들었지만 각 후보들의 연령이 많이 낮아지는 등 활기차고 신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소외 계층을 위한 복지 정책이 많이 생각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런 후보라면 정당을 가리지 않고 선거운동에 나서겠단다.
 김씨는 “복지·사회에 관심이 많고 소외 계층을 챙겨주는 후보가 우리 지역 일꾼이 되길 바란다”며 “후보들 모두가 정책 선거를 표방한 만큼 ‘정책’ 중심의 후보자 선택이 이뤄지는 선거가 됐음 한다”고 밝혔다. /선거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