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 쇄도…여·야 인천시장 후보 업무 마비
 5·31 지방선거에 뛰어든 여야 인천시장 후보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각종 정책 질의와 토론회 요청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들의 경우 민원성 정책을 질의하면서 자신들의 입장 수용을 강요하거나 후보 측과의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토론회 일정을 잡고 참석을 강요하는 일들이 있어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야 각 당 인천시장 후보 관계자들은 “밀려 들어오는 각종 단체들의 정책 질의나 토론회 요청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기선 열린우리당 후보 측은 “폭주하는 각종 제안서, 질의서 등에 대한 답변서를 만드느라 다른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 측도 “듣도 보도 못한 각종 시민단체 이름의 정책 질의서와 토론회 참석 요청에 시달려 후보 캠프의 정상적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김성진 민주노동당 후보 측도 “하루 평균 2∼3개씩 쏟아져 들어오는 정책 질의 및 토론회 요청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답변을 강요하거나 일방적으로 토론회 일정을 잡는 등 ‘횡포’ 수준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후보의 일정과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토론회 일정과 시간을 정해 놓고 통보한 다음 토론회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형식도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참석하라고 압박을 가한다는 것.
 한 후보측 관계자는 “대부분 ‘우리의 생각은 이러저러한 게 옳다고 보는데 후보의 생각은 어떻게 되냐’는 식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면서 “답을 안 주면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식의 압박은 기본이고 대부분 자신들의 입맛에 맛는 답변만을 요구한다”고 불만을 털어 놨다.
 이에 따라 여야 각 후보 선본들은 매니페스토 운동 등 실현 가능하고 검증된 공약을 내놓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기선 후보 측 관계자는 “정작 검단신도시 난개발 문제, 경인운하 착공, 교육·보육 재정 확충 등 현실성 있는 정책제안을 내놓고 있는 단체들의 요구를 공약화하는데도 시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많은 단체들이 똑같은 정책 질의서와 공약 제안서 등을 보내오면서 선거기간은 짧고 자원봉사자는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매니페스토를 실현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안상수 후보 측도 “선본 실무 인력의 대부분이 이들 단체의 요구를 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어 다른 공약이나 정책 또는 선거운동을 기획하는데 지장이 많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각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이해와 요구에 맞게 자신들의 입장이 중심이되는 정책 질의를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시민단체들이 단순한 질의로 끝내지 말고 선거 후에라도 관련된 것들을 정책화시켜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선거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