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투입 주민 등 340여명 연행 130여명 부상
 평택미군기지확장이전에 반대하며 국방부와 미군기지이전반대 평택범대위,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이 팽팽히 맞서왔던 상황이 국방부의 대규모 공권력 투입을 통한 행정대집행으로 611일만에 일단락됐다.<관련기사 19면>
그러나 2만명 가까운 민·경·군이 투입된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340여명이 연행되고 130여명이 부상 당하는 등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져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와 경찰은 4일 새벽 평택미군기지확장이전을 막기위해 주민과 노동·종교·학생단체 등이 저항 거점으로 삼아왔던 팽성읍 대추분교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전격 단행했다.
이날 행정대집행은 1만3천여명의 경찰병력과 2천800여명의 군인, 700여명의 철거용역직원 등 1만7천여명이 동원돼 12시간만에 행정대집행을 완료하는 ‘입체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20분쯤 서울과 경기지역 115개 기동중대와 경찰관 1천400여명 등 1만3천여명의 병력을 대추분교 진입로인 원정삼거리와 본정농협, K-6(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내에 나눠 배치했다.
한총련과 민주노동당 회원 500여명으로 구성된 대추분교 사수대는 5시50분쯤 대추분교에서 500여m 떨어진 원정삼거리를 시작으로 저지에 나섰으나 30여분만에 대추분교 앞까지 저지선이 뚤리고 말았다.
경찰은 이날 6시 30분쯤 학교를 포위한 뒤 오전 9시20분쯤 물대포를 쏘며 학교로 진입, 운동장에 있던 주민과 민주노총 회원 등 100여명을 연행했다.
국방부도 경찰이 저지선을 뚫자 오전 7시30분쯤부터 병력 2천800여명과 용역직원 700여명, 중장비 등을 투입, 주민들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미군기지 이전부지 경계 29km 구간에 1.8m 높이의 철조망 설치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오후 2시30분쯤 본관 2층으로 올라가 돌과 화분 등을 던지며 대치한 시위대 200여명 전원을 2차로 연행했다.
문정현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 공동대표 등 10여명의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학교 옥상에서 경찰과 마지막까지 대치하다 오후 5시쯤 해산하면서 사실상 행정대집행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경찰의 대추분교 진압 과정에서 210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13명(경찰 5명, 시위대 7명)은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특히 국방부와 경찰은 이날 대추분교 사수에 나선 민간인이 700여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았으면서도 인명피해를 감수하고 무리해서 대추분교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강행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범대위는 5일 2천여명이 모이는 행정대집행 규탄 범국민대회를 대추분교에서 열기로 해 또 한번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평택=김승환·김장중·최갑천기자 (블로그)n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