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前국회사무총장 용인시장 경선 탈락
 남궁석(67) 전 국회사무총장이 29일 열린우리당 용인시장 경선에서 이우현(49) 용인시의회 의장에게 밀려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로써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와 남궁 총장의 삼성CEO, 정통부 장관 경력 등을 앞세워 경기남부권 표밭을 다지려던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2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 남궁 전 총장은 여론조사(50%)와 선거인단 투표(50%)를 합산한 종합 지지율 48.03%로 51.97%를 얻은 이 의장에게 패했다.
남궁 전 총장은 여론조사에서 58.75%의 지지를 얻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944표(38.58%)를 얻는데 그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남궁 전 총장이 본선에 진출하면 경기남부지역에서 이른바 ‘진-남 벨트’를 구축해 표몰이에 나설 전략을 세웠던 열린우리당은 선거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진 후보와 남궁 전 총장은 각각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과 삼성SDS 사장을 거쳤으며 두 사람 모두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때문에 애초 열린우리당은 ‘삼성’의 본거지인 용인, 수원, 화성 등 경기남부권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로 나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남궁 총장은 경기지사 선거 전략과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적 가치가 상당했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경력이 동일한 두 사람을 한나라당의 대항마로 내세우는 전략을 고려했었는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당에서는 남궁 총장의 탈락이 중앙당의 무성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불만과 함께 경선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원은 “중앙당에서 남궁 총장을 전략공천하려다 경선에 참여시킨 일련의 과정에서 남궁 총장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며 “한때 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을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 참여시킨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각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내 세력 대결로 전락한 경선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 후보 진영은 남궁 총장의 탈락 소식에 당혹해하면서도 자신들에게 미칠 파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진 후보 캠프 관계자는 “삼성 CEO와 장관 경력으로 두 사람을 연관짓는 것은 언론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남궁 총장과 진 후보를 연결하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한때 삼성을 앞세운 ‘진-남 벨트’의 경기남부권 선거전략에 맞서 LG필립스를 앞세운 경기북부권 표 다지기 전략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측은 일단 남궁 총장의 탈락을 호재로 삼는 분위기이다. 김후보측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의 용인시장 후보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중요변수가 아니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나쁜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길용·최모란기자 (블로그)y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