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어디로 가는가 - 2. 경인운하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1987년 경기도 부천시, 인천시 부평구 지역의 대홍수 이후 정부는 굴포천 종합치수를 내놨다. 그 이후 홍수 100년 빈도 기준으로 방수로 폭은 20m, 40m, 80m로 늘어났다.
 정부가 저폭 80m짜리, 저폭 100m짜리 운하 계획을 내 놓은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정부의 불명확하고 불성실한 개발 계획으로 운하 개발 계획은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003년 경인운하 개발 계획은 감사원 감사로 인해 전면 재검토 된다. 다시 2년뒤, 건설 찬성쪽인 건설교통부와 지역 주민, 백지화 요구쪽인 환경단체,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협의회’라는 같은 테두리에 모였지만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경인운하 논란의 핵심인 ‘경제성’과 ‘홍수 방지 기능’에 대해 평행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현재 경인운하 굴포천 방수로 2단계 공사가 인천 계양구 목상동에서 진행중이다/박영권기자 (블로그)pyk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DHV-SAMAN 경인운하사업타당성 및 사업계획검토성과보고서’가 또 다른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3년 감사원 지적에 따라 ‘경인운하 사업 전면 재검토’이후 사업 재개 여부가 이 보고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 재개 여부 결정권을 가진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도 각종 논란이 붉거지고 있다. 쟁점은 운하 폭(80m, 100m짜리 운하)과 현재 진행중인 방수로 사업비 약 5천500억원의 매몰비용이다. 치수 기능과 생태계 파괴에 따른 피해 비용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운하 운항 일수도 새로운 논란거리다.
 현재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원래의 홍수 방지 기능을 위해 폭 20m에서 40m로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정율은 70%정도로 공사를 맡은 굴포천방수로추진단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공사에 매진하고 있다. 혹여 올 여름철에 홍수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용은 대략 2천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 이후 ‘경인운하 건설 또는 백지화’가 결정되면 나머지 2천억원을 들여 방수로를 80m로 넓힌다. 경인운하와 방수로 공사는 별개의 공사다. 방수로 80m는 건천화로 한강에서 1∼2m정도의 최소한의 물만 흐른다.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인운하로 개발될 경우 최소 수심 6m정도로 해수와 담수가 섞여 흐른다. 커다란 호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운하 운항 일수는 총 350일로 잡았다. 최소 이 기간만큼 배을 운항해야 경제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DHV 용역 결과에 대한 보완서가 완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기존 용역 보고서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반대쪽 환경 단체와 찬성쪽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존보고서에서 발표된 경제적편익(B/C) 1.76보다 조금 낮아졌을 뿐이다. 경제적 타당성은 있는 것으로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기존 보고서에서 누락된 치수 기능 문제와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로 인한 추가 비용이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인운하 건설 여부를 결정할 ‘굴포천유역지속가능한협의회’가 지난 24일 이 같은 문제로 4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같은 논란거리를 두고 3시간 가량 설전을 펼쳤지만 뚜렷한 결과 도출없이 서로의 의견차만 확인했다. 다만 ‘40m에서 80m’ 또는 ‘40m에서 100m’의 운하 폭만 결정할 소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이들 활동 기간은 15일이다. 이제 공은 소위원회로 넘어갔고 찬·반 양진영은 새로운 전쟁을 준비중에 있다.
 가톨릭환경연대 임익철 사무국장은 “소위원회에서 운하 폭이 80m로 결정될 경우 보완 용역 보고서를 본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경제성 짜 맞추기식 용역 보고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굴포천지역협의회 박한욱 간사는 “경인운하 건설 논란에 휩쓸려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며 “하루빨리 이 논란이 끝나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는 운하가 인천에 건설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형래·이형택기자 blog.itimes.co.kr/tru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