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의 소비행태를 보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터널을 벗어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고 고급승용차, 골프용품, 고급가전제품등 사치성 소비재수입이 IMF체제 이전수준을 넘어서는 과소비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의 활성화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되나 과소비가 경제회복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경제지표상으로 볼때 우리경제는 IMF체제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7.5%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속적인 소비촉진정책을 펴면서 소비경기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사회가 흥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통계에 나타난 소비증가 내용을 들여다보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건전한 소비가 아니고 또다른 거품현상이 우려된다. 거품경제가 얼마나 큰 부작용을 빚는지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

 소비의 건전한 활성화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일부 계층의 과소비나 호화소비행태는 거품성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사치성소비재 수입이 전체 수입증가율 10.7%의 8배나 된다는 통계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땀흘려 일해 모아진 외화를 일부 부유층이 해외여행과 사치성소비로 유출시키는 것은 경상수지 흑자에도 도움이 안된다. 지금과 같은 수입증가추세라면 내년에는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IMF체제이후 지난해 고금리 영향으로 부유층의 소득이 늘고 최근에는 증시의 재테크로 떼돈을 번 졸부들이 흥청거리고 있다. 값비싼 외제사치품을 사들이고 해외여행에서 흥청망청 쓰는 씀씀이는 경상수지 적자는 물론 회생되는 경제를 또다시 위기로 몰 우려가 있다. 정부가 무분별한 낭비와 사치를 자제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IMF 체제이후 중산층이 몰락하고 소득불균형이 심화돼 빈부격차가 확대되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빈부격차가 심해지면 사회위화감이 조성되고 계층간 적대감이 확산되면 범죄가 늘어 사회도 불안정해진다. 일부 계층의 무절제한 호화사치와 과소비행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