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송암미술관 유물 평가 결과
 23일 인천시의 송암미술관 유물 평가 결과 발표는 유물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이 끝났음에도 소장가치가 높은 서화류 대부분을 미평가유물로 남겨 평가 결과 및 공개 축소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평가는 어디까지=시는 전체 기증유물 8천450점의 58%인 4천873점의 평가를 완료했으며, 3천577점이 미평가유물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에대해 “워낙 기증품이 방대하고 일일이 모든 작품을 확인할 수 없어 미평가유물로 남겨두었다”고 했으나 시의 평가 결과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과서에는 “2천600여점에 달하는 미평가유물은 모두 서화류로 평가에 많은 시간을 요한다”면서도 “미평가서화류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증 유물은 대부분 평가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시는 또 “미평가 및 재검토할 유물이 적지 않지만 현재 평가로도 기증 유물의 전반적인 상태 파악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날 위작으로 언급한 단원의 ‘신선도’ 등 일부 회화를 빼고는 대다수 서화류에 대한 평가를 공개하지 않았거나 실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진품은 어디까지=서화류는 서예 및 고문서의 진품 비율이 60%로 높았으나 소장 가치가 높은 회화류의 진품은 44%에 불과했다.
 시는 특히 “조선시대 저명작가의 서화는 대부분 위작이거나 재검토 유물이다”고 밝힌 반면 “조선후기 작자 미상의 그림, 19세기이후 근대회화 중에는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 적지 않다”고 해 고미술품의 상당수가 위작이라는 의혹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미 진품으로 판명된 겸재의 ‘노송영지도’ 등 적지 않은 미술품의 향후 다른 평가도 예상된다.
 시는 “12%에 달하는 회화류가 재검토 대상인데 표구를 해체하고 정밀 검토하면 상반된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했으며, 시 고위관계자도 이날 “노송영지도의 경우 진품으로 판명됐으나 표구해체조사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혀 이후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와관련 노송영지도 감정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사이에서는 “일부 학자들이 위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평가를 유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토기 등 공예품 전시가치없어=시는 “토기를 포함한 삼국시대 기와 등은 대부분 위작으로 진품이 2%에 불과하며, 진품도 출토지를 알 수 없어 고고학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제작연대 및 출품지 등이 기본 요소인 전시 기준 충족이 어려워 전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도자기 또한 분청사기와 백자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위작으로 판명됐다.
 그나마 진품의 대부분인 백자도 민간에서 제작된 사발과 대접 등 ‘하품’ 수준이어서 문화적 가치가 낮다는게 시의 자체 분석이다.
 위작 비율이 80%에 달하는 공예류는 실제 전시 가능한 유물이 거의 없을 정도다.
 불교조각은 이미 알려진대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불상을 모조했으며, 청동화살촉은 근래 주조해 강제 부식시킨 것으로 100점 모두 위작으로 판명됐다.
 석제품과 관련해서도 시는 “정원의 석인 및 동자상 2쌍을 뺀 석탑, 장승, 석검, 석촉 등이 모두 위작이다”고 시인했다. 
 ▲박물관 개장 지장없나=시는 일반 전시관을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리모델링’ 등 관련 작업 기간을 감안, 최소 6∼7개월이면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 유물로는 전시관 개장이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증 유물의 40%인 진품 문화재가 대부분 하품인데다 도자기를 비롯한 토기, 공예품 등에는 전시할만한 유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과서에서도 “새로운 유물을 수집, 구입해 전시물을 충실화해야 한다”고 밝혀 기증품으로는 박물관 개장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다.
 게다가 “다량의 위작은 유물관리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해 수천점의 위작을 소장·관리해야 하는 향후 시의 전시관 운영 방향이 주목된다. /박인권기자 blog.itimes.co.kr/p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