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이 감도는 검은 바탕의 개량 한복이 벌거숭이 평양 도심을 환하게 수놓는다.
 반가운 손놀림으로 “어서오시오”라는 첫 인사를 건넨 조선력사박물관 리한옥(48·여) 안내원은 “조국 해방 60돌이 곧 박물관의 나이를 대변한다”고 말했다.
 리한옥 안내원은 “이곳 박물관은 한반도의 고대사를 수백만 년 끌어 올린 승리산 유적을 비롯해 최근 발굴한 고려시대 관음보살립상까지 온갖 진품으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며 “이러한 유물 중 특히 남측에 알려지지 않은 고구려 유물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20여년 안내원 생활을 바탕으로 구성진 말투와 풍부한 역사지식을 방문객들에게 설명하는 리한옥 안내원의 진면목은 편종과 편경을 이용해 ‘고향의 봄’을 연주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리한옥 안내원은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60여 년 분단의 세월로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해야 한다”며 “조선력사박물관은 우리 민족 최고의 보물창고”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